[단독] 포스코건설 이중장부 통해 180억 매출 누락, 138억 탈세했나
  • 박혁진 기자 (phj@sisajournal.com)
  • 승인 2017.12.04 09:10
  • 호수 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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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분식회계 및 탈세 정황 담긴 회계장부·계약서 등 입수

 

포스코건설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신사옥과 사원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계열사와 공모해 매출을 누락하고, 세금을 포탈한 정황이 드러났다. 시사저널은 계열사 회계장부, 토지 거래 계약서, 외부 회계법인 검토보고서 등을 단독 입수했다.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계열사는 약 180억원의 매출액을 누락하고, 138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사저널이 해당 자료를 복수의 회계 및 세무 전문가, 변호사 등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분식회계로 인한 외감법(외부감사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조세포탈(법인세 포탈, 세금계산서 미발행)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당시 포스코건설 계열사 재무 임원은 이러한 행위가 ‘세무 리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삼정KPMG 회계법인의 검토의견서를 받고도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 이 임원은 현재 계열사 대표이사다. 관련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포스코건설은 자신들이 비상장 계열사로부터 받아야 하는 배당금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누락하고, 매출을 누락한 만큼 발생하는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을 누락해 얻는 이익이 배당금을 받는 것보다 더 많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일각에선 “매출 누락을 통해 탈세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회계사는 “사전에 관계인들이 공모한 정황만 드러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상당히 치밀하게 만들어진 방법”이라고 말했다. 세정 당국 관계자는 “매출을 누락하고, 실제 돈은 오가지 않았으면서 이중장부를 만드는 경우는 탈세를 목적으로 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서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포스코건설 사옥 © 시사저널 고성준

 

포스코건설 사옥 건설 과정에서 문제 파생

 

2006년 12월 포스코건설은 송도국제도시에 사옥과 사원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소유주인 NSIC(송도국제도시유한회사)와 사옥 부지(1만1410㎡) 및 사원아파트 부지(9만9282㎡)를 각각 106억원, 1654억원에 매입 계약을 맺었다. NSIC는 송도국제도시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법인으로, 포스코건설도 지분 30%를 소유한 2대 주주다. 포스코건설은 2016년 12월 계약과 동시에 사옥 부지에 대한 계약금 64억원만 NSIC에 납입했다. 사원아파트 부지에 대한 계약금은 지불하지 않았다.

 

그런데 포스코건설이 최초 계약 당시엔 존재하지 않았던 시행사 두 곳을 끼워 넣으면서 계약이 변경됐다. 포스코건설은 사옥은 PSIB(Posco E&C Songdo International Building Co.), 사원아파트는 PHP(Posco E&C Housing Planning Co.)라는 시행사를 통해 짓기로 하고, 토지매매와 관련한 계약주체도 두 시행사로 변경했다.

 

포스코건설이 시행사를 끼고 사옥과 사원아파트를 짓는 것은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땅의 원소유주였던 NSIC 입장에선 수천억원에 달하는 개발기대이익을 포기하고 땅을 판 셈이었다. 포스코건설 전직 직원은 기자와 만나 “당시 NSIC 주주인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이 어떻게 합의했는지 알 수 없지만, 포스코건설이 송도에 사옥과 사원아파트를 짓겠다고 먼저 요청했고 게일 측도 필요성을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송도 내에서도 요지로 평가받던 땅을 NSIC가 포스코건설에 사실상 헐값에 매각하면서 NSIC가 거액의 개발기대이익을 포기한 셈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NSIC가 토지를 포스코건설에 매각하면 NSIC의 개발기대이익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NSIC의 업무대행 회사인 GIK란 회사도 동시에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GIK는 NSIC가 송도 개발을 위해 용역계약을 맺은 회사로, 포스코건설의 계열사로 등재돼 있다. GIK는 송도에서 NSIC가 행하는 모든 개발 행위에 대한 용역업무를 맡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를 받는다. NSIC가 토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권을 넘겼다면 GIK 역시 그 부분만큼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NSIC가 두 토지를 그대로 개발했으면 GIK는 거기에 상응하는 개발이익을 얻게 된다.

 

NSIC는 2대 주주인 포스코건설이 송도 개발을 이유로 사옥과 사원아파트를 짓겠다고 땅을 산다면 이를 반대할 명분은 없다. 하지만 포스코건설 계열사인 GIK는 다르다. GIK에 기대되는 이익을 포기할 경우 포스코건설은 현행법상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NSIC와 포스코건설, 두 시행사는 원래대로 개발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의 일정부분을 자문용역계약 형식으로 GIK에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렇게 해서 두 시행사가 GIK에 지급하기로 한 금액은 두 부지의 개발 기대비용인 6000억원의 3%에 해당하는 180억원으로 정했다.

 

포스코건설 계열사 GIK가 삼정KPMG에 의뢰해 받은 2008년 검토의견서. 10페이지의 의견서에서 삼정KPMG 측은 포스코건설의 세금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하고 있다.

 

삼정KPMG “포스코건설 세무 리스크 138억”

 

논란의 소지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GIK에 보전해 줘야 할 180억원의 돈은 시행주체인 PSIB(송도사옥)와 PHP(사원아파트)에서 각각 GIK에 지급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GIK는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한다. 하지만 PSIB와 PHP는 GIK에 돈을 주지 않았다. 대신 포스코건설이 나서서 GIK의 잔여 이익금으로 배당금을 해결하는 방법을 썼다. 우선적으로 1대 주주인 게일사의 배당금을 먼저 주게끔 결정했다. 대신 포스코건설 스스로는 배당금을 포기했다. 얼핏 보면 포스코건설이 배당금 수령을 포기하고, 1대 주주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배당금을 포기함으로써 매출을 누락했고, 당연히 과세액도 줄었다. 대신 시행사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 GIK는 잔여 이익금을 활용함으로써 회계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GIK는 이 과정에서 이중장부를 통해 이를 숨겼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행사 및 GIK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포스코건설이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GIK는 포스코건설의 계열사이자 이사회 5명 중 3명이 포스코건설이 지명한 인사였다. PSIB와 PHP도 포스코건설이 100% 투자한 회사다. 사실상 모든 의사결정권을 포스코건설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토지 소유주인 NSIC만 동의한다면 이후의 과정은 포스코건설 뜻대로 추진할 수 있었다. 결국 개발비용을 6000억원으로 산정해 이 중 3%를 GIK에 줘서 손해를 상쇄하는 것이나, 이것을 일시에 주든 분할해서 주든 산정 방법을 정하는 것도 포스코건설 측 의견이 강하게 반영됐다.

 

그렇다면 이런 복잡한 방법을 통해 포스코건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일까. 포스코건설이 삼정KPMG 회계법인에 의뢰한 검토 서류를 보면 포스코건설은 이를 통해 총 138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고 정리돼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이 만든 두 시행사는 계약서상으로는 180억원을 내야 했지만, 결국 두 회사는 이 돈을 내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셈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시사저널에 “포스코건설과 시행사 간 어떤 계약이 맺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이 돈이 비자금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같은 복잡한 회계 업무에 동원된 포스코건설 직원들은 시사저널이 보도한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및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시사저널 제1444호2017년 6월27일자 참조) 과정에서 등장한 인물들과 거의 대동소이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포스코건설 계열사인 GIK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중장부로 보이는 회계 기록의 일부. 원 금액과 ‘포스코 조정’(빨간 선으로 표시)이란 별도의 항목 금액이 다르게 기재돼 있다.

시행 과정에서부터 이런 복잡한 방법이 동원된 포스코건설 사옥은 현재도 소송에 휘말려 있다. 사옥 시행사였던 PSIB의 최대주주인 부동산개발사 T사가 실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포스코건설과 3건의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은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6년 11월 사옥을 부영그룹에 매각했다. 당시 언론에 포스코건설이 사옥을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의혹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삼정회계법인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시행할 경우 탈세의 위험이 있는지 자문을 구한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탈세에 해당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사실도 없다”며 “대부분 건설사는 고정자산인 사옥 건립 및 보유에 대한 재무적 부담으로 사옥을 보유하지 않으며, 당사도 SPC를 설립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회사에 더욱 효율적인 것으로 검토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포스코건설 측은 “PSIB를 설립했던 2008년, 당사는 기업 상장을 준비 중이었고 상장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부채 상승요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위와 같은 구도로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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