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억 명 잡기 위한 은행권 ‘모바일 혈투’
  • 원태영 시사저널e. 기자 (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02 16:03
  • 호수 1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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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경쟁 가속화…고령층 금융소외 현상 우려는 여전

 

#직장인 이진우씨(가명·32)는 최근 1년간 은행 지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미리 가입한 모바일뱅킹을 통해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주변 동료들도 대부분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고 있다”며 “은행에 직접 갈 일은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뱅킹이 은행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손안의 은행’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바일뱅킹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freepik·모바일캡처


 

모바일뱅킹 가입자 1년 새 1700만 명 증가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는 947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733만6000명과 비교해 무려 1743만600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을 포함한 18개 국내은행과 우체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동일인이 여러 은행에 가입한 경우는 중복 합산했다. 모바일뱅킹 이용건수와 이용금액도 크게 늘었다. 1분기 기준 모바일뱅킹 이용건수(일평균)는 6739만 건, 이용금액(일평균)은 5조394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분기보다 각각 14.6%(861만 건), 20.0%(8984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모바일뱅킹의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있다. 지난해 4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고, 7월에는 카카오뱅크까지 문을 열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편리한 UI와 저렴한 수수료 등을 무기로, 출범 165일 만에 누적 가입자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질세라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뱅킹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6월 모바일뱅킹 ‘리브(Liiv)’를 출시한 바 있다. 리브는 금융을 앞세우기보다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모임 회비 및 일정 관리가 가능한 리브 모임, 경조사 일정과 비용 관리를 할 수 있는 리브 경조사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현금 거래를 스마트폰으로 처리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7월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으며, 올해 4월에는 ATM 수수료를 면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 기존 6개 모바일앱에 나뉘어 있던 금융거래 기능을 한데 모은 통합앱 ‘쏠(SOL)’을 출시했다. 쏠은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1년간 공들여 만든 야심작으로, 출시 전부터 ‘슈퍼앱’으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쏠은 메인 화면에서 대부분 업무가 가능한 ‘제로패널’을 적용했고, 기존 뱅킹 앱보다 빠른 조회·이체 업무를 지원한다. 또 채팅으로 20초 만에 돈을 보낼 수 있는 ‘키보드 뱅킹’ 등도 추가됐다. 쏠은 출시 70일 만에 5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이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원큐뱅크(1Q Bank)’를 전면 개편했다. 6자리 비밀번호나 패턴 그리기를 통해 쉽게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빠른이체’ 서비스를 도입해 100만원까지는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이체가 되도록 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8월 모바일뱅킹 앱 ‘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했다.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감안해 8단계였던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5단계로 축소하고 로그인 시간을 단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우리은행 역시 출시 2주년을 맞아 모바일뱅킹 앱인 ‘위비뱅크’를 개편했다. 화면구성을 개선하고, 회원가입 인증방식을 단순화했다. 아울러 기존 위비뱅크 대표서비스인 ‘간편보내기’에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 송금내역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이동시켜 쉽게 송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시중은행들의 모바일뱅킹 강화의 방아쇠를 당겼다”며 “특히 기존 모바일뱅킹 앱의 경우 UI 등이 많이 불편했는데 카카오뱅크가 편의성을 높인 UI로 큰 인기를 끌자 시중은행들도 부랴부랴 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플랫폼 전면 개편해 인터넷은행에 맞불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강화와 관련,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들의 ‘금융소외’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고령화 진전에 따른 금융 부문의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령층이 금융회사의 오프라인 영업망 축소, 핀테크 등 온라인 기술 발전에 따른 부적응 가능성 등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의 전자금융 이용률은 26%에 불과하다. 반면 만 65세 미만의 전자금융 이용률은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향후 고령층을 위한 온라인 금융서비스 교육 등의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도 고령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개선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다만 비대면(非對面) 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 감이 있다. 정부도 최근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면서, 조만간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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