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농협 이어 고흥수협, 필리핀 성매매 의혹 ‘확산’
  • 전남 고흥 = 박칠석·이경재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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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수협 임직원 41명 필리핀 해외연수 중 성매매 파문 ‘망신살’
연수 참여 대의원의 상당수 인원 ‘돈 걷어’ 2차 정황 증언도 나와
조합 측 ‘강력 부인’…“떠도는 소문에 불과, 성매매 한 사실 없다”

전남 함평 농협에 이어 고흥군 수협 임원과 대의원들이 필리핀에서 성매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고흥군 수협은 전국 최대 규모인 조합원수 1만명을 자랑하는 조합이다. 그러나 조합장과 임직원들의 해외연수 중 집단 성매매 의혹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지역 내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역 여성단체들이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목포·여수·순천 여성인권지원센터 등 광주전남 여성단체가 15일 오전 고흥군수협 본소 앞에서 조합장 및 임직원 집단성매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 제공
​목포·여수·순천 여성인권지원센터 등 광주전남 여성단체가 15일 오전 고흥군수협 본소 앞에서 조합장 및 임직원 집단성매매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 제공

1월 15일 고흥군 수협과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수협 조합장과 대의원, 이사, 감사 등 40여명은 수천만원의 조합예산을 들여 지난해 4월 16∼19일까지 2박 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왔다. 이 연수 기간 중, 이들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서 유흥을 즐겼다. 

그런데 연수 수개월이 지난 뒤 일부 임직원들이 술집 접대부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부 임원들과 대의원, 어촌계 관계자들이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거론한 이야기가 입소문으로 점차 퍼진 것이다.

최근 MBN은 이들이 술집에서 유흥을 즐긴 정황을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는 “줄 세워서 초이스해” “여자들이 우글우글해” “파트너가 다 있으면 2차 갈 거야. 갈 사람은 가이드한테 이야기하면 이름을 다 적어” 등의 연수 참가자의 발언이 담겨있었다. 이처럼 성매매를 의심할만한 발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연수에 참여한 한 대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노래방에서 여성 접대부와 2차(성매매)를 선택하면 이름을 적고 돈을 걷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이렇듯 고흥군 수협 임원 필리핀 성매매 의혹이 입소문과 방송을 타고 지역에 알려지면서 군민들은 “수협 대표 격인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 지역 망신을 초래했다”며 “불법 성매매에 대한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고흥군 수협 관계자는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부른 적은 있지만 2차(성매매)를 나간 적은 없다”며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누군가를 음해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지역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지역 여성단체들은 15일 오전 고흥군 수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한 일부 대의원들의 진술로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전남경찰청에 고발장을 내고 철저한 수사와 임원진 즉각 사퇴, 수협중앙회 특별 조사를 촉구했다. 시사저널은 고흥군 수협 이 아무개 조합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었다.

앞서 광주전남여성인권단체는 지난 11일 함평농협 임직원의 해외 집단 성매매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함평농협 조합장과 임직원 15명이 2017년 1월 해외연수 도중 베트남 다낭에서 집단성매매를 했다”며 전남지방경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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