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민족 대이동 시 예방접종 외에 뾰족한 방책 없어
경기도가 지난 2015년 메르스사태와는 다르다며 곧 진정국면에 접어 들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지난 주말 경기도 안산에서 1명과 화성에서 1명이 추가 홍역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잘못된 초기대응과 안일한 감염관리대책’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기자는 지난 21일 “경기도, 메르스 이어 홍역…바이러스 테러에 ‘무장해제’”라는 기사를 쓰면서 “안산시 홍역감염 확산이 예사롭지 않다”고 경고 한 바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경기도 평택을 시발점으로 186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하면서 경기도와 정부는 메르스 예방 매뉴얼과 지역별 감압병동을 갖춘 질병관리병원을 만드는 등 감염병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탁상행정’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29일 기준 홍역확진 환자 40명 중 전염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35명은 격리 해제 됐지만,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격리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산에서 발생한 환자는 홍역이 발생한 안산의 의료 기관에 입원했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화성의 홍역 환자는 최근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증상을 보였다고 덧 붙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경기도는 안산 12명, 시흥 1명, 안양 1명, 부천 1명, 김포 1명, 화성 1명으로 총 17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A병원 관계자는 “홍역이 대구와 경기 안산 등에서 영유아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에서 집단 발병하던 것이 최근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별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홍역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20대와 30대 성인까지 감염되고 있어 이번 설 연휴 때 약 3천만 명의 민족 대이동 때는 얼마나 감염되고 어떠한 감염 양상을 보일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당국은 “각 의료기관에 내원 환자들의 여행 이력을 철저히 확인하고, 백신 접종을 맞지 않은 의료인들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마칠 것을 요청했다. 또 우리나라 1,2차 홍역 예방접종률이 98% 안팎에 달해 전국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홍역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합병증으로 사망자는 사람도 많았다. 지난 2000~2001년 전국적으로 5만 5천여 명의 홍역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관리가 이뤄졌다. 그 결과 홍역 예방접종률이 97~98%로 높아졌다. 201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국가로 인증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