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할퀸 역대 산불들…여의도 수십배 태우고 천년고찰 삼켜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4.0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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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4일 고성 화재에 ‘사상 최대 소방력’ 투입
1996년 4월23일 고성 화재는 ‘한반도 최대 규모’

4월4일 오후 7시경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산림 250만㎡를 태우고 11시간여만에 잡혔다. 진압을 위해 전국에서 출동한 소방차는 872대, 헬기는 51대다. 이는 단일 화재에 투입된 소방력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산불 규모 면에서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낳은 사고는 무엇일까.

단일 산불 중 ‘한반도 최대 규모’로 국가기록원에 등재된 사고는 1996년 4월23일 발생했다. 그 발원지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고성이다. 당시 고성군 죽왕면에서 시작된 화재는 이틀 동안 여의도 면적(290만㎡) 13배에 달하는 산림 3834만㎡를 태웠다. 불탄 건축물은 227동, 발생한 이재민은 142명이다. 총 피해액은 227억여 원으로 추정됐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 이틀째인 4월5일 오전 속초시의 한 폐차장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불에 타 있다. ⓒ 연합뉴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 이틀째인 4월5일 오전 속초시의 한 폐차장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불에 타 있다. ⓒ 연합뉴스

 

1996년 고성 화재, 여의도 13배 태워

사고원인은 탄약대대 소속 군인이 불량 TNT 525발을 폭발 처리하는 과정으로 밝혀졌다. 이때 산불로 소실된 숲이 제 모습을 찾으려면 대략 2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산불 이전에 죽왕면 인정리 80% 가량을 뒤덮고 있던 소나무는 지금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4년 뒤인 2000년 4월7월, 고성은 또 다시 화마에 휩싸였다. 고성군 토성면 군부대 쓰레기 소각장에서 튄 불씨가 강한 서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진 것. 공교롭게도 이날 산불은 강릉, 동해, 삼척에도 동시에 발생했다. 심지어 원전이 있는 경북 울진으로까지 번졌다. 

산불은 그해 4월15일까지 9일 동안 동해안 일대를 집어삼켰다. 이로 인해 건물 101동이 사라졌고 이재민 약 850명을 낳았다. 잿더미가 된 산림은 2억3794㎡. 여의도 면적의 82배를 살짝 넘는 수준이다. 총 피해액은 10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인구감소마저 낳은 2000년 동해안 화재

해당 산불에 대해 국가기록원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건국 이래 최대의 초대형 산불”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지역주민의 주 소득원인 송이의 생산량이 줄어들고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경제에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인구 감소 현상마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2005년 4월4일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생한 산불도 주요 대형화재로 꼽힌다. 등산객의 실수로 일어난 불길은 산림 973만㎡를 태우고서야 꺼졌다. 이 과정에서 건물 309동과 418명의 주민이 재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관동팔경의 하나로 유명한 천년고찰 낙산사의 일부가 전소돼버렸다. 이로 인해 총 394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남겼다. 최근엔 2017년 5월6일 252만㎡의 산림을 태운 강릉․삼척 산불이 대형 화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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