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통과시켜주세요” 부모 호소에 뜨거운 호응
  • 김재태 기자 (jaitaikim@gmail.com)
  • 승인 2019.11.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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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중 처벌 법안 발의됐지만 처리 요원…9월 사망 김민식군 부모 방송 출연해 오열

아홉 살 김민식군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자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민식이법'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그러나 오는 12월10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일정에 따라 해당 법안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식이법'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군의 부모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다시 한번 법안 통과를 호소하고 나섰다. 11월18일에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민식이법' 통과를 간절히 호소하는 故김민식군의 부모 모습이 공개됐다.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유품과 유치원 졸업사진이 방안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연합뉴스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유품과 유치원 졸업사진이 방안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연합뉴스

 

특히 부모가 방송에 나온 11월18일은 김군의 아홉 번째 생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안타깝게 했다. 김군의 어머니는 이날 방송에서 "세상을 떠난 아들을 더 좋은 곳에 보내주기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민식이는 저희 곁을 떠났지만 그런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하니까 노력하는 것"이라며 "민식이 이름 뒤에 '법'이 붙지 않았느냐. 그렇게 쓰이라고 지어준 이름이 아닌데…"라며 오열했다. 이어 "지금 민식이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민식이법'을 입법하는 게 민식이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 버티면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식이법'과 관련해 연예계에서도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방송인 하하와 가수 선예, 가희가 어린이보호구역에 과속 단속장비 설치 등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민식이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잠시 후 민식이 부모님의 눈맞춤이 나간다. 프로그램 홍보가 아니다. 나도 세 아이의 부모로서 녹화 때 찢어질 듯한 슬픔과 고통을 함께 느꼈다. 민식이 부모님이 오늘 우리 방송만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고 계셔서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식이의 이름이 헛되지 않게 민식이법에 관심을 부탁 드린다. (민식이의 부모님은) 곁에 있는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부디 힘내 달라. 조금도 가늠하지 못할 고통이겠지만 부디 힘내서 극복하시고 꼭 행복하시길 간절히 기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11월19일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도 자신의 SNS에 해당 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엄마가 되고 나니 아이에 관련된 일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음이 간다. 작은 도움들이 모여 큰 힘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아이들 보호를 위한 법들이 점점 더 나아지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여하자"라고 청원 참여를 독려했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힘을 모을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도와야 한다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슴이 끓었다. 그래봤자 동의 클릭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동참하겠다. 사랑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안전을 약속해주는 것이 어른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군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네 살 동생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발의된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교통사고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음주운전·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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