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에 도전하는 대구 여성 전사 3인방
  • 대구경북취재본부 심충현기자 (ckorea21@hanmail.net)
  • 승인 2019.12.08 13:0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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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禁女 지역’ 보수 텃밭 대구에 이인선·정순천·이달희 여성 후보 거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는 역대 총선마다 유독 여성 후보들에게 높은 벽이었다. 지금껏 대구에서 배출된 여성 의원은 18대 박근혜(달성군), 19대 권은희(북구갑) 전 의원뿐이다. 그나마 명맥이 20대에선 끊어졌다. 21대 총선은 그 어느 선거보다 여성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구는 여전히 여성 후보들이 귀하다. 그런 만큼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몇몇 후보들이 눈에 띈다.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20대 총선에서 선전했으나 석패한 경험이 있고, 정순천 자유한국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달희 경상북도 정무실장 역시 민주당으로 넘어간 지역구(북구을) 탈환에 나설 만한 여성·신인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당에 비해 대구 지역에서 열세인 민주당의 경우, 윤선진 서구 지역위원장이 유일한 여성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최근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정순천 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 이달희 경상북도 정무실장 ⓒ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한국당 수성갑당원협의회·경상북도 제공
왼쪽부터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정순천 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 이달희 경상북도 정무실장 ⓒ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한국당 수성갑당원협의회·경상북도 제공

▒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대구는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다. 자연스럽게 한국당 공천을 노리는 여성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한국당 중앙당 공천 혁신안 보고서에는 현재 현역 의원 50% 물갈이와 신인 50% 가점, 청년·여성 최대 40% 가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안이 21대 총선 공천룰로 확정된다면 대구 등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의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돼 ‘유리천장’으로 불리는 지역 여성 정치인들의 국회 진입 문호가 넓어질 전망이다.

그 가운데 가장 활동폭이 넓은 선두주자로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꼽히고 있다. 이 청장은 여성이면서도 ‘애국’과 ‘의리’와 ‘뚝심’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조부가 독립애국 지사 고(故) 이준석 의사(건국훈장 애족장 추서)인 영향도 크다. 이 청장은 과학자답게 그동안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특화된 전략을 추구했고, 자유구역청장으로서 지역 산업 발전을 도모해 왔다.

계명대 부총장,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의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과학기술유공훈장을 받았다. 행정가로서도 폭넓은 활동을 보이며 경상북도 정무·경제 부지사(2011년 11월~2015년 11월)를 4년간 역임했으며, 부지사 시절 52만km라는 출장거리를 그는 지금도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올해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청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획득했다. 이런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이제 과학자와 행정가에 이어 정치인 꿈을 꾸고 있다. 이미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한번의 실패를 경험 삼아 이번 총선에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한국당의 혼란과 그로 인한 주호영 의원의 탈당으로 공백이 생긴 수성을 지역구에 한국당 후보로 긴급 투입됐던 이 청장은 갑작스러운 출마로 인해 2주간의 짧은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35.46%의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았으나 무소속 주호영 의원(46.82%)에게 밀렸다. 낙선했음에도 2017년 대선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구 수성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대구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43.5%)을 확보하기도 했다.

국회에 재도전하는 이인선 청장은 공천을 놓고 다시 한국당에 복당한 주호영 의원과의 리턴매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수는 있다.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당내에서 용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지역 4선인 주 의원도 이에 해당한다. 지난 총선에서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인 이 청장이 여성이고 신인이라는 점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 정순천 한국당 수성갑 당협위원장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시의회에 입성한 정순천 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은 장애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자신의 삶을 점철해 온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시 3선 시의원과 부의장을 거치면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조례’ 제정으로 장애인 나드리콜과 저상버스가 도입되었고 ‘장애인시설 사전점검 조례’ ‘중증장애인 자립센터 지원조례’ ‘장애인 체육정책 조례’ 등 의정활동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깊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영남대학교 박사 학위자인 정 위원장은 경북 청도에서 2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으로 집안이 매우 엄격한 편이었으며, 아버지는 늘 남에게 베풀고 봉사할 것을 강조했다. 그런 가르침이 삶의 이정표가 되었고, 오늘날의 모습이 있을 수 있도록 한 힘이 됐다고 말한다. 정 위원장이 꿈꾸는 세상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이 서로 보듬고 돌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올해 1월 한국당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나서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수성갑 지역 탈환을 위해 바닥을 누비며 뛰고 있다.

현재 수성갑 지역은 전국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거구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라는 거물급 대선주자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으로 20대 총선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패배한 지역이다. 또 한 명의 거물급 정치인인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수성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한때 바짝 긴장하기도 했지만,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대구 출마 의사를 접었다. 워낙 관심 있는 지역구다 보니 정 위원장의 자세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촉구를 위해 삭발에 앞장서고, 약 두 달 동안 매일 아침 만촌네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며 지역민들에게 ‘자유 여전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 이달희 경상북도 정무실장

이달희 경상북도 정무실장은 경북대 정치학 박사로, 자타가 인정하는 정책통이며 선거 및 행정의 달인이다. 경일대 국제통상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8년 8월, 경북도 정무실장에 임명된 이 실장은 이철우 도지사의 업무를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경북 도정의 한 축으로서 서울·대구·경북 전역의 각종 기업 유치 및 행사에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과 중앙당 및 국회에서 정책 전문위원을 역임한 이 실장은 대구 북구을 지역에서의 총선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북구을은 현재 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이다. 한국당으로선 패기 있는 여성 신인을 내세워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이 실장의 총선 출마 여부는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한국당 내 여성 전략공천 문제뿐만 아니라, 이철우 도지사의 의중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지역 정가는 보고 있다. 한국당 내 다른 출마 예상자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서상기·주성영 전 의원을 비롯해 권오성 전 검사,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여 당내 경선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실장 역시 다른 경쟁후보들과는 달리 현재 경북도 정무실장으로서 지역구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보니 다소 불리한 입장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희망하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중앙당이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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