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장그래’ 이미지 부담 없어…소처럼 일할 것”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9.12.07 10:00
  • 호수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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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출신 배우 중 가장 성공한 사례, ‘연기돌의 롤모델’ 임시완을 만나다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배우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해를 품은 달》 《미생》 등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변호인》과 《불한당》 등 스크린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작품 속 그는 ‘아이돌 가수’라는 수식어가 전혀 오버랩되지 않을 만큼 배우 그 자체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로 전역 후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그는 팬미팅에 이어 영화 《1947 보스톤》까지 쉴 새 없이 필로그래피를 업데이트 중이다. 그는 2020년 가장 기대되는 충무로 배우이기도 하다.

ⓒ 플럼액터스 제공
ⓒ 플럼액터스 제공

최근 《타인은 지옥이다》를 끝낸 소감은.

“애초에 대본을 받고 기존 드라마보다 분량이 적은 10부작이라 선택하기 수월했다. 한데 끝나고 보니 오히려 10부작이라 아쉽기도 했다. 아직 더 찍을 여력이 남아 있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쉬운 그 지점이 이상적인 것 같기도 하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김용키 작가의 원작 웹툰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극 중 임시완은 낯선 타지 서울에서 지옥과 같은 타인들을 만나고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는 인물 윤종우 역을 맡았다.

장르가 무겁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감독님이 늘 강조한 부분이, 현실과 맞닿은 연기였다. 잘 짜인 대본도 훌륭하지만 대본에 살을 붙이는 여지를 많이 주셔서 재밌었다. 또 기존 드라마와 현장 분위기가 조금 달랐는데, 배우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친절하게 서로를 기다리지 않는 분위기가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출연 계기가 군대 후임 덕분이라고 들었다(웃음).

“후임이 윤종우 역할을 적극 추천했다. 그 후임도 재미있게 잘 봤다고 하더라.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하하.”

이동욱과의 케미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술자리도 많이 가지고, 대화도 많이 했다. 좋은 선배다. 극 중 이동욱 선배가 맡은 역할이 정말 싸늘한 역할인데, 창백한 얼굴에 나긋나긋하게 사람 좋게 말하는 말투가 간혹 오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별거 아닌데 물 먹으면서 꿀떡꿀떡 소리가 자극적이더라.”

고시원을 배경으로 잔혹한 사건이 펼쳐지는 내용이다.

“처음 연예인의 꿈을 품고 서울에 입성했을 당시 연습생으로 고시텔에서 생활을 했다. 작지만 밝고 깨끗하고 창문도 있던 곳이었다. 물론 서울 사람들의 무뚝뚝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득 찬 공간이었다. 당시엔 연습생 신분이라 용돈을 받아서 썼다. 술안주로 떡볶이를 사 먹곤 했다. 당시엔 내가 이 정도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2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었다. 복귀작을 끝낸 소감은 어떤가.

“군대에 있으면서 나가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해소할 수 있겠다는 기대와 2년을 쉬었기에 내가 감을 빨리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동시에 했다.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보이는 순간에 연기적으로 손해가 될 것 같아 늘 하던 대로, 감이 떨어졌으면 떨어진 대로 보여주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해소가 다 된 것은 아니다. 하하. 영화 《1947 보스톤》으로 더 풀어야 한다.”

영화 《1947 보스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열린 보스턴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하정우, 배성우, 임시완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1947 보스톤》에서 엄청 뛴다고 들었다.

“체력은 걱정 없다. 군대 갔다 온 지도 얼마 안 됐고, 군대에서도 꾸준히 운동했다. 그 정도면 연기로서 마라톤을 하는 게 부담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감독님이 걱정을 하시길래, ‘도대체 얼마나 뛰게 하려고 그러시지?’ 했는데 진짜 많이 뛰었다. 촬영이 끝나면 늘 종아리에 알이 배어 있다. 하하.”

그러고 보면 전역 후 전력질주 중이다.

“향후 2년간은 에너지가 넘칠 것 같다. 드라마 시작 전에 팬미팅 역시 무리해서 진행한 건 온전히 내 욕심 때문이었다. 현실적인 시간 제한에 부딪혀 다음으로 미루면 기약이 없어진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잘한 것 같다. 배우의 미덕 중 하나가 작품 선택인데,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정해지고 히스토리가 그려지지 않나. 이런 과정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

여전히 《미생》의 ‘장그래’ 이미지가 강하다.

“‘장그래’라는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밝은 캐릭터라 전혀 나쁠 것이 없다. 그래서 부담도 없다. 물론 그동안 ‘장그래’와 다른 톤의 연기를 많이 해서 해소가 많이 되기도 했다. 영화 《불한당》은 애초에 섭외가 왔을 때 내공이나 관록이 더 쌓여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스스로 거절했던 작품이다. 한데 《불한당》으로 호평을 많이 해 주셔서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겼다. 함께 출연한 설경구 선배와는 전역 후 만나기도 했다. 현재 하고 있는 작품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다. 나이 차는 있지만 잘 통하는 선배님이다.”

작품마다 ‘브로맨스’가 화제가 된다.

“의도한 바가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하. 진한 로맨스를 하면 없어지지 않을까? 군대 안에 있을 때도 로맨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여러 장르를 열어두고 내가 좋은 것, 내 느낌이 오는 것을 결정하고 나서 보면 ‘엇, 결국 또 멜로가 아니네’ 한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고 들었다.

“배우로서 몸 관리는 기본 소양이라 생각한다. 군대에 있으면서 스스로 버킷리스트이자 미션을 만들어서 운동을 했다. 스포츠는 좋아하지만 운동은 싫어한다. 그래서 할 때마다 대체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짜증이 솟구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직업이기 때문에 버티는 것이고, 직업이 아니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인 건, 내가 몸이 좋을 것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몸이 좋은 이미지로 고착됐다면 얼마나 고달팠을까 생각을 한다.”

수많은 연기돌 후배들의 롤모델이다.

“나 역시 이전에 윤계상, 서현진, 에릭 등 많은 선배들이 계셨기 때문에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결국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

벌써 데뷔 10년 차가 됐다.

“10년이라고 하니 늙은 것 같지만 아직 충분히 젊다. 하하.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지금 아이돌 출신의 연기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연기에 도전했다면 내가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내 목표는 소처럼 일하자는 생각만 있다. 사실적인 연기를 지향하고 있다. 뻔하지 않지만 매력적인 걸 부가시켜서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 30대에는 더욱 연기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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