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신변 둘러싼 보도·의혹 제기 “과하다” 목소리 나오는 이유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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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식 추적 지나쳐… 최종 판결 지켜봐야”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신변을 둘러싼 정치권과 언론의 의혹 제기 및 비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신변을 둘러싼 정치권 및 언론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 및 추적·비판에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조씨에 대해 최근 모 병원에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사실,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 한일병원 인턴에 지원해 합격한 사실 등이 언론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보도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씨가 ‘피부과’로 지원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이와 관련 야권에선 계속해서 조씨에 대해 특혜 의혹 등을 새롭게 제기하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엔 조씨가 합격한 한일병원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내가 부서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제 아내는 한일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며 “제 아내는 조민 양이 지원한 지도 합격한 지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다. 약사가 의사 뽑는 데 관여할 수 없다.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이게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2월8일에도 야당은 공개 석상에서 조씨의 신변을 거론했다. 한일병원이 위치한 도봉구 당협위원장을 맞고 있는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가족이 아플 때 조씨를 만나지 않을까 너무 두렵다. 큰 병이 났을 때 갈만한 곳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위 ‘무자격자’로 불리는 조씨가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 내에서도 최근 조씨를 향한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는 지난 2월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도 누구보다 조 전 장관을 비판하는 사람이지만, 조씨의 인턴지원 상황을 생중계하듯이 일일이  공개하고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다만 김 교수는 2월8일 다시 SNS를 통해 조씨의 한일병원 합격 등과 관련해 “인턴 지원을 생중계하듯 쫓아다니며 반대하는 건 피해야지만, 무자격자가 서울한복판 대형병원에 합격했다는 건, 분명 특혜 의혹을 넘어 국민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병원측의 오바”라며 조씨의 합격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조씨를 향한 정치권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추적이 과하다는 비판적 시각은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조 전 장관의 아내이자 조씨의 모친인 정경심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한 상태다. 조씨가 졸업한 부산대학교 측은 입학 취소 등의 가능성에 대해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원칙대로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씨의 의사 자격 등을 논하는 것은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지켜본 뒤에 하는 것이 맞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나오는 의혹들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자칫하면 무분별한 ‘조리돌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1심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조 전 장관 부부가 아직까지 반성이나 사과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대단히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딸인 조씨를 마치 스토킹하듯이 비판자들이나 언론이 그의 일거수일투족, 취업에 관해 이렇게까지 추적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본다. 나중에 판결이 확정되고 입학 취소라든가 어떤 조치들이 나오는 것을 우선 지켜봐야 한다”며 “조 전 장관 부부가 여러 젊은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분명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조씨의 인생이 꼬여버린 것인데 그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입학 취소 등의 조치를 지켜봐야 하며 어찌됐든 조씨가 의사시험에 붙었고 지금 자격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 병원에 지원했다더라’는 식으로 쫓는 것은 지나치고 과하다”며 “최종 판결이 나온 이후에 그때 가서 얘기하면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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