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설 연휴…가족모임·여행 급증에 ‘변이 확산’ 비상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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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84만 명·국제선 3만여 명 이용 예상
고속道 유료 전환, 휴게소 ‘포장’만 가능
설 연휴를 앞둔 2월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둔 2월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산발감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방역을 위협하고 있다. 가족 간 접촉과 여행객들의 전국적인 이동이 늘어나는데다 사적 공간에서의 '5인 이상 모임금지'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연휴를 기점으로 지역사회로 확산하면 재유행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를 전후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 간 국내선 이용 승객은 84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연휴 전날인 10일과 마지막 날에 이용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는 감소한 수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데다 변이 바이러스 위협까지 있는 상황이어서 우려가 크다. 이 기간 국제선 이용객도 3만2147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방역에 경고등이 켜졌다. 

9일 0시 기준 변이 바이러스 누적 확진자는 총 54명이다. 영국발 변이 감염자가 40명,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 감염자가 9명, 브라질발 변이 감염자가 5명이다. 

현재까지는 대부분이 공항 검역단계에서 확인됐지만, 언제든 지역사회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병'과 관련된 시리아인 변이 감염자 4명이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친척을 통해 감염된 사례로 확인되면서 'n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에도 입국자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해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2월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관계자들이 해외입국자에게 식별스티커를 붙여 주고 있다. ⓒ 연합뉴스
2월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관계자들이 해외입국자에게 식별스티커를 붙여 주고 있다. ⓒ 연합뉴스

휴게소 포장만 가능…고속도로 유료 전환

국토교통부는 올해 설 연휴 기간동안 총 2192만 명, 일 평균 438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설 연휴 이동인원(3251만 명)보다 30% 넘게 이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10일부터 5일간을 '설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이 기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실내 매장에서는 좌석 운영이 금지되며, 포장만 가능하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출입구 동선을 분리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출입명부 작성(수기·QR 코드·간편 전화 체크인 등)을 통해 이용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휴 기간 중 11∼13일 사흘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료로 운영할 방침이다. 통상 명절 연휴 때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무료였지만,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설은 방역 강화 차원에서 유료로 전환한다.

방역당국은 비수도권의 경우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이번 주부터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늘어나면서 사람 간 접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되면 소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어 감염과 전국 재확산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3차 유행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지만 아직 안정세로 속단하기 이르고 수도권만 보면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국내 확진자 4명 중 3명이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고 감염 재생산 지수도 최근 '1'을 넘어섰다"며 "수도권의 막바지 고비를 넘지 못한다면 설연휴 이후 안정세를 장담할 수 없다"며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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