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와 올곧은 선비길…남명조식의 기운을 느끼다
  • 김도형 영남본부 기자 (sisa519@sisajournal.com)
  • 승인 2021.03.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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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7가지 색깔 여행길 걷기 코스
경남 합천군 황매산 기적길에서 바라본 황매산 철쭉과 일출장면.Ⓒ합천군
경남 합천군 황매산 기적길에서 바라본 황매산 철쭉과 일출장면. Ⓒ합천군

경남 합천군은 코로나 시대 여행 트렌드에 맞춰 합천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는 비대면·비접촉 여행프로그램 합천 7가지 색깔 걷기 챌린지를 진행한다. 

25일 합천군에 따르면, 이 행사는 오는 4월 3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합천군은 온라인 스마트관광 전자지도를 활용해 ‘걸어야 보이는 숨은 관광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

합천군은 25일부터 온라인 사전접수를 시작하며, 참여 희망자는 인터넷 주소창에서 합천걷기.com을 입력하면 된다. 합천군은 주말인 4월 3일, 4일, 10일, 11일에는 현장 접수와 행사 안내도 진행한다. 합천군은 이 행사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데, 합천군민과 합천을 방문하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합천군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7가지 색깔의 여행길 걷기 코스를 소개한다. 

 

■ 1코스 해인사 소리길

해인사 소리길은 팔만대장경 천년의 신비로움을 알려줄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시작된다. 물과 바람, 새소리를 들으며 고운 최치원 선생이 반해 신선이 되었다는 홍류동계곡을 지난다. 이어 농산정, 길상암을 거쳐 대한민국 대표 사찰인 해인사에 이른다. 걷는데 2시간 걸리는 6km 웰니스 코스다.

■ 2코스 다라국황금이야기길

2코스는 신비로운 다라국의 역사가 서려 있다. 다라국은 5세기 가야의 소국 가운데 하나다. 국가 존속 시기가 짧은 다라국은 그 흔적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합천에만 남아 있다. 유물이 처음 발견된 것도 불과 20여년 전이라,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출토된 유물의 수준과 미(美)적 가치는 고령(대가야), 김해(금관가야)이상으로 수준이 높다는 평이다. 특히 용과 봉황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진 황금칼은 부(富)와 문화수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합천박물관은 다라국의 존재를 처음 알린 옥전고분 앞에 세워졌다. 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다라국’을 테마로 한 전시관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방문객이라면 꼭 한번 찾아봐야 할 곳이다. 이 코스는 합천박물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28호 고분을 거쳐 박물관 관광안내소에 이르는 1.8km 코스다. 

■ 3코스 황강마실길

3코스는 합천호 하류인 황강길이다. 맑고 깨끗한 은빛 모래가 펼쳐진 황강길을 걷노라면 합천의 함벽루(涵碧樓)를 만날 수 있다. 함벽루는 합천읍을 휘감고 흐르는 황강 변에 세워진 작은 이층누각인데, 1321년 고려 충숙왕 때 합주지주사를 지낸 김영돈이 세운 정자로 알려져 있다. 함벽루에 서면 시원한 황강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일해공원 주차장~황강수중데크~함벽루~황강체육공원~강변로~체육공원로의 7.1km 코스다.

■ 4코스 정양늪생명길

4코스는 습지에서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정양늪은 이 코스의 명물이다. 합천군 대양면에 위치한 정양늪은 황강 지류 아천천의 배후습지다. 경관이 빼어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학적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정양늪 주변은 생명길로 새롭게 단장된 나무 데크와 황토 흙길이 잘 갖춰져 있다. 습지의 생태를 관찰하며, 산책과 데이트를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장소다. 정양늪 생태학습관에서 출발해 징검다리와 개나리길 벤치를 거쳐 메타세콰이어길에 이르는 3.2km 코스다.

■ 5코스 영상테마파크 추억길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 5코스의 테마다. 5코스는 영상테마파크 내 전체 시가지와 청와대 촬영세트장을 걷는 곳이다. 1시간 정도 걸린다. 여기에 영상테마파크와 떨어져 있는 청와대 촬영세트장을 추가하면 왕복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천만관객 동원 영화 광장~적산가옥거리~경성역~청와대세트장~전망대의 3.5km 코스다.

■ 6코스 남명조식 선비길

6코스는 선비정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선비길은 삼가면 외토리 어귀 500년 묵은 느티나무에서 시작된다. 한가로운 풍경 뒤로 한 채 걷다보면 영남권 대표 선비인 남명 조식(1501~1572)의 생가터가 있다. 선생의 경(敬)과 의(義)의 정신을 기리는 흔적인 뇌룡정(雷龍亭), 용암서원(龍岩書院)등을 따라가면 조식 선생의 올곧은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다. 또 합천 삼가는 육질이 부드럽고 신선한 한우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우는 남명 조식 선비길에서 놓칠 수 없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남명조식 생가~양천뚝방길 시작~양천뚝방길 끝~용암서원의 2.3km 코스다.

■ 7코스 황매산 기적길

참가자들은 7코스에서 오를수록 기운찬 산길과 푸근하게 안기는 평원을 만날 수 있다. 이 코스의 황매산 모산재(767m)는 황매산 자락의 하나로 억센 사내의 힘줄 같은 암봉으로 이뤄진 산이다. 풍수학자들에 따르면, 모산재는 해인사 가야산에서 비롯된 산줄기가 황매산을 지나 거침없이 뻗으면서 그 기백이 모인 곳이라 한다. 참가자들은 하늘 높이 솟아있는 암봉을 힘들게 올라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기운이 차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인근에는 조선 천하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무지개터, 순결한 사람을 가려낸다는 전설을 가진 순결바위, 비밀스러운 영암사지 절터 등이 즐비해 모산재를 오르는 즐거움을 더한다. 황매산휴게소 주차장을 출발해 태극기휘날리며 촬영지을 거쳐 황매산평원 주차장에 도착하는 2.6km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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