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화섬노조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은 사회적 타살”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6.0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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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노동자 겪은 직장 내 괴롭힘 또한 산업재해”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네이버 노동조합이 속한 전국화학섬유식품 산업노조가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화섬식품노조는 2일 성명에서 ”IT기업과 정부는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정황이 여러 통로로 제기되고 있다“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재했고 고통과 부담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IT 노동자의 극단적 선택은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러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네이버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당사자의 즉각 처벌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IT노동자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상담 관련 인력 배치를 포함한 조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을 산업재해로 포함하는 법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40대 네이버 직원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A씨의 사망 원인이 상사 B씨의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B씨가 네이버 임원 C, D씨와 같은 대학을 졸업했으며, 과거 직장 내 괴롭힘으로 네이버와 넷마블 모두에서 퇴출됐으나 학연을 통해 돌아왔다는 소문이 퍼졌다.

구체적인 소문이 퍼지면서 경찰은 지난 28일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네이버는 1일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 리더 등을 직무 정지했다. 또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1층에는 A씨를 추모 공간이 마련돼 네이버 직원뿐 아니라 IT직종 종사자들이 추모를 위해 방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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