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양크라테스로 인생캐릭터 또 도전”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5 12:00
  • 호수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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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드라마 《로스쿨》의 형법 교수로 돌아온 배우 김명민

장르물의 장인 김명민이 컴백했다. 이번엔 법률 드라마이자 캠퍼스 미스터리극이다. 지난 2008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렬한 캐릭터 ‘강마에’를 맡아 소름 돋는 연기를 펼쳤던 그이기에 ‘인생캐’ 갱신에 대한 기대도 크다.

JTBC 수목극 《로스쿨》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살벌한 로스쿨 생존기를 통해 예비 법조인들이 법과 정의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극적으로 펼쳐지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 함께했던 배우 김명민과 김석윤 감독의 4년 만의 재회라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김 감독은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연출한 명장이기도 하다. 극 중 김명민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검사 출신의 형법 교수 양종훈 역을 맡았다. 숨 막히는 ‘소크라테스 문답’식 수업과 독설이 난무하는 직설화법으로 학생들의 원성과 존경을 동시에 받는 인물로 바른 법조인을 키우기 위해 로스쿨에 온 인물이다. 이른바 ‘공포의 양크라테스’로 불린다.

이 외에 김범, 류혜영, 이정은 등도 출연한다. 김범은 경찰대 출신의 로스쿨 1학년 ‘원톱’ 한준휘를, 류혜영은 차상위계층 전형으로 운 좋게 로스쿨에 입학한 강솔A로, 이정은은 판사 출신의 민법 교수 김은숙으로 분한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로스쿨이 현재는 법조인이 되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데, 로스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미스터리한 상황이 그려져 오락적인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명민을 만났다.

ⓒJTBC 제공

2018년 KBS2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이후 3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이다.

“사실 김석윤 감독이 아니었다면 공백이 4~5년은 됐을 거 같다. 언제 컴백할지도 몰랐을 거다. 그만큼 작품에 임할 때 부담이 컸다. 감독님과 잘 아는 사이고 친분이 있는 관계니만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한데 욕심이 과하면 그르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게 고충이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다. 감독님이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로스쿨》은 어떤 드라마인가.

“법률 드라마이면서 캠퍼스극이다. 법률 내용을 다루며 캠퍼스 안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도 다룬다. 보통 미스터리극을 보면 주인공 몇 명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우리 드라마는 인물 모두가 교수와 함께 해 나간다. 아마도 시청자분들이 추리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캠퍼스물에는 대부분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있지만, 저희 드라마에는 없다. 약간은 있지만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다.”

김 감독과 재회한 소감도 궁금하다.

“대본을 보니 소재가 너무 좋아 연출하는 사람이 중요하겠더라. 읽자마자 대한민국에 김석윤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로스쿨》은 김석윤에 의한, 김석윤을 위한, 김석윤이 만든 작품이다. ‘감독님이 하시면 출연한다’고 강하게 딜을 했다(웃음).”

 

이에 김석윤 감독도 “처음 작품에 들어갈 때 김명민 배우와 잠시 이야기를 한 것 빼고는 따로 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함께 호흡을 오래 맞춰서 서로 눈빛만 봐도 저 사람이 뭘 원하고 뭘 하려는지 안다. 장점이 많은 현장이었다”며 “김명민이 출연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이 작품의 시작을 어떻게 들어갈지 생각해야 할 정도로 ‘왜 김명민이어야 하냐’는 부분은 방송을 보면 시청자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팀워크에 자신감을 표했다.

 

로스쿨 형법 교수 양종훈 역이다. 어떤 캐릭터인가.

“트라우마를 가진 교수로 독설이 많고 학생들을 대할 때 벼랑 끝으로 밀어붙여 멘털을 붕괴시키는 사람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 1호지만 마음은 따뜻한 사람이다.”

이정은과의 호흡은 어떤가(이정은이 연기하는 김은숙은 로스쿨 민법 교수로, 양종훈과는 대학부터 사법연수원까지 함께 한 동기 사이다).

“너무 편했다. 극 중에서 ‘양종훈’이 속내를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김은숙’밖에 없는데, 실제로도 제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초반에 데면데면한 사이일 때 누나가 제게 집주소를 물어보더라. 거절하면 어색할 것 같아 알려드렸는데 집에 백숙, 석류 주스, 유기농 채소 등 건강식들을 보내줬다.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다. 그 후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찰떡궁합이 됐다. 현장에서 친누나처럼 따뜻하고 진심으로 대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이정은은 “사실 나는 처음부터 김명민씨를 친근하게 느꼈다. 김명민씨가 주인공이다 보니 현장에서 챙길 게 많다. 극 중 날카로운 인상으로 체중도 많이 줄여야 해서 걱정도 됐다. 누나 같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법률 드라마의 고충은 없나.

“이 드라마를 끝으로 법률 드라마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예전에는 하루 정도면 외워지던 대사들이 며칠 동안 외워도 안 되더라. 더구나 소크라테스 문답식 대사를 ‘양종훈’의 성격에 맞게 해야 해서 더 힘들었다. 현장에 가기 직전까지 외워도 끝이 안 나더라. 다른 작품보다 확실히 힘든 경험이긴 했다. 하지만 그게 연기자에게는 쾌감이 되기도 한다. 부담감과 쾌감을 모두 안고 촬영을 잘 마쳤다.”

그동안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늘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이번엔 어떤가.

“드라마가 잘되느냐에 따라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도 사랑받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가 잘됐으면 좋겠다.”

 

한편 《로스쿨》은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전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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