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부회장의 광복절 특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진행된 4대 그룹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여부를 우회적으로 묻는 질문에 대해 "(기업의)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우회적으로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경제 5단체장의 건의가 뭘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최 회장이 '사면'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이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5월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부회장 사면을 두고 "많은 건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국민정서,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별도의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변화된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재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기에 맞춰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성 여론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4월 청와대 측은 경제 5단체장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공식 건의한 것에 대해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고,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결코 대통령이 마음대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기존보다 다소 완화된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