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비판 쏟아지자 이재명 “한국은 복지후진국”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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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베너지·듀플로 주장 왜곡했다는 비판에 반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용소폭포에서 열린 경기도 청정계곡 생활SOC 준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용소폭포에서 열린 경기도 청정계곡 생활SOC 준공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자신의 기본소득 구상에 대해 여야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진 것을 두고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선진국이 맞지만 복지만큼은 규모나 질에서 후진국을 면치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5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복지후진국에선 복지적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복지선진국은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조세부담률이 높아 기본소득 도입 필요가 크지 않고, 쉽지도 않다”며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이미 높은 조세부담률을 무리하게 더 끌어올리거나 기존복지를 통·폐합해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인데 스위스 같은 복지 선진국에서 기본소득 국민투표가 부결된 이유”라고 설명헀다.

이어 “우리나처럼 저부담·저복지인 복지후진국은 중부담·중복지를 넘어 장기적으로 고부담·고복지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부담률과 복지지출이 대폭 늘어야 한다”며 “단기목표인 4인 가구 연 200만원은 매월 인별로 쪼개면 4만여원으로 적어 보이지만, 굶주림에 빵을 훔치다 감옥 가고 생계비 30만원 때문에 일가족이 집단자살하는 분들 뿐 아니라 대다수 서민에겐 목숨처럼 큰 돈”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이번 발언은 앞서 페이스북에서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베너지·에스터 듀플로의 주장을 인용하며 기본소득을 주장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저자의 주장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에 대한 반박이다.

실제로 베너지 교수 등은 인도와 같은 빈곤 국가에서는 기본득이 절대 빈곤을 없애기 위한 방편으로 유용할 수 있지만, 선진국의 당면과제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지사와 함께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서 페이스북에서 “저자(베너지와 듀플로)의 주장은 기본소득은 복지행정력을 갖추기 힘든 가난한 나라에서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학자의 견해를 비슷한 부분만 발췌하여 주장의 타당성을 꿰맞추는 것은 논리의 객관성이 아닌 논지의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대한민국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행정역량이 부족한 농촌 기반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국가운영을 논하는 중차대한 정책논쟁에서 최소한 토론의 기본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상대방이 하지도 않은 말을 자기 맘대로 지어내 덮어씌우는 것은 거짓말쟁이들이나 하는 행태”라고 비판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 또한 “저자들은 선진국의 기본소득에 대해 이재명 지사와 정반대 입장”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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