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못 믿으니 “직접 개발 택지 찾겠다”는 국토부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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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낸 LH 개혁안…‘기능·인력 감축’에 방점직원 20% 이상 감축
고위직 임직원 보수 3년 동결…성과급 환수 방안도
청년진보당원들이 지난 5일 청와대 앞에서 LH직원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청와대 해결 촉구 기자회견 중 '땅 투기'라고 적힌 종이판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진보당원들이 3월5일 청와대 앞에서 LH직원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청와대 해결 촉구 기자회견 중 '땅 투기'라고 적힌 종이판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안이 7일 공개됐다. 비대해진 LH의 덩치를 줄이는 데 방점을 두고, 인력 및 기능 감축을 추진한다. 

이날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LH 투기 사태를 LH의 권한 독점과 조직 비대화, 허술한 내부통제장치 등의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며, 기능과 인력 감축 및 강력한 통제장치 구축 등을 혁신방안에 담았다. 

우선 신도시 부지 선정에 앞서 실시하는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이관한다. 국토부 내 ‘공공택지조사과’를 신설해 신규택지 계획의 전반적인 업무를 국토부가 직접 수행하는 것이다. 시설물성능인정 업무와 안전영향 평가 업무는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정보화 사업 중 LH 기능 수행에 필수적인 사업이 아닌 것은 한국국토정보공사나 한국부동산원이 맡는다. LH 내 신규 해외투자 사업도 중단하고, 컨설팅 업무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로 넘긴다. 도시·지역개발, 경제자유구역사업, 새뜰마을사업 등은 지자체가 맡는다. 

업무 재배치에 따라 인력도 약 1000명 줄어든다. 여기에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LH 지방 조직에 대한 정밀진단을 통해 1000명 이상을 추가로 감축한다. 현재 계획대로면 2000명 이상이 줄어들어, 현재 1만 명 수준인 인력의 20%를 감축하게 된다.

LH 내부 경영관리 혁신도 나선다. 향후 3년간 고위직 직원의 인건비를 동결하고, 경상비 10% 삭감, 업무추진비 15%를 감축하며 사내근로복지지금 출연도 제한한다. 또 LH의 작년 경영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과거 비위행위에 대해서도 해당연도 평가결과를 수정해 임직원 성과급 환수를 추진한다. LH는 작년 경영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성과급이 지급됐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충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 장치도 강화한다.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취업제한 대상자를 임원 7명에서 고위직 529명으로 대폭 늘린다. 퇴직자가 재취업한 기업과는 퇴직일로부터 5년 이내에 수의계약을 엄격히 제한한다. 설계공모 및 공사입찰 등의 각종 심사를 위한 위원회에서 LH 직원을 배제하고, 현장감독관의 권한을 축소해 공사현장에서 설계변경을 할 때 관련 부서가 직접 확인하게 한다. 

LH 직원의 부당 토지취득을 원천적으로 막고자 재산등록 대상을 현행 임원 7명에서 전 직원으로 확대한다. 나아가 부동산 거래조사도 매년 1회씩 시행한다. 모든 직원들은 실사용 목적 외에 토지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실수요 목적 외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하면 고위직 승진에서 배제된다. LH 임직원의 부당 거래 및 투기 여부만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준법감시관 제도를 도입한다.  

LH 내부 조직개편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국토부는 ‘토지-주택·주거복지 분리’, ‘주거복지-토지·주택 병렬분리’, ‘주거복지 모회사-토지·주택 자회사’ 등 3가지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형욱 장관은 “LH 조직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고 공공성과 투명성이 강화되며, 주거복지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면서 “추후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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