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도 5성급 호텔 건립’ 목포 前·現시장 대립각…정치 사안으로 변질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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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식 시장 “필요” vs 박홍률 전 시장 “반대”
“관광 활성화 위해 건립해야” vs “호텔업자 위한 사업 전락”

전남 목포 삼학도는 유달산과 함께 목포를 상징하는 섬이다. 목포사람들의 희로애락과 함께 시민의 서러움이 엉켜있는 곳이다. 1960년대 후반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삼학도 석탄부두는 목포의 산업화 거점이었다. 목포시는 지난 1976년부터 45년째 복원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올들어 목포시가 입장을 선회해 삼학도 구)석탄부두 부지에 유원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5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자 찬반 대립이 격화되면서 지역 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 차기 시장선거 출마가 확실시 되는 전직 시장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삼학도 호텔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정치적 쟁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김종식 현 시장(왼쪽)과 박홍률 전 시장 ⓒ시사저널​​
​​김종식 현 시장(왼쪽)과 박홍률 전 시장 ⓒ시사저널​​

삼학도 유원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 목포시는 “관광거점도시 위상과 체류형 관광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호텔부지로 삼학도가 적지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민선 6기 박홍률 전 시장은 “지난 1976년부터 45년간 1400억원이 투입된 복원화 사업 성격과 호텔건립은 동떨어진 발상이며 바다 매립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해양 생태계를 교란 시킬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前 시장 “시민 휴식공간으로 남겨놓아야”

지난 4일 삼학도 중앙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선 박홍률 열린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전 목포시장)은 “삼학도 경관을 보호하는 확실한 장치도 없이 고층 호텔이 세워지면 삼학도 경관은 사라질 것”이라며 “충분한 시민 의견 수렴없이 몇몇 사람들의 결정으로 목포 시민들의 고향인 삼학도가 좌지우지돼선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목포에 5성급 호텔이 필요하나 지역 내 다른 곳도 많은 데 왜 굳이 삼학도에 지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삼학도는 원래 계획대로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게 박 전 시장의 주장이다.

박 전 시장은 “숱한 혈세를 쏟아 부은 삼학도 복원화사업이 고작 호텔업자를 위한 결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삼학도는 시민의 품으로 온전하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은 삼학도 인근 남항과 어민동산 하단부 북항 유원지, 현재 민간사업자가 개발 중인 장좌도 등을 대체 부지로 제안했다. 

전남 목포시가 지역의 상징인 삼학도에 ‘5성급 호텔’ 건립 사업 추진을 사실상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장소의 적정성 논란에 전현직 시장이 가세하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목포 삼학도 전경 ⓒ목포시
전남 목포시가 지역의 상징인 삼학도에 ‘5성급 호텔’ 건립 사업 추진을 사실상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장소의 적정성 논란에 전현직 시장이 가세하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목포 삼학도 전경 ⓒ목포시

現 시장 “섬 엑스포 유치위해 호텔 반드시 필요”

이에 김종식 시장은 “삼학도 유원지 사업이 복원화사업의 완성이고, 관광거점도시 위상과 2028년 세계 섬 엑스포 유치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5성급 호텔과 컨벤션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호텔건립 사업을 정치 쟁점화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목포가 4대 관광거점도시 선정 이후 관광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광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며 해양관광 도시를 대표하는 삼학도가 최적지라는 게 김 시장의 입장이다. 

또 “삼학도의 대안으로 거론된 남항은 산업시설이 들어설 친환경선박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며 연약지반 등 물리적 한계와 인근의 남해하수처리장 등으로 인해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어민동산 하단 부지는 오랜 시간 동안 유원지 개발을 기다려왔으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고 장좌도는 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리조트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맞붙는 전·현직 목포시장이 시각을 달리 하면서 삼학도 호텔 건립사업이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6월, 1년여를 남긴 시장 선거전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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