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선 붕괴 ‘충격’…삼성電·SK하이닉스 연중 최저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10.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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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2000대로…삼전 7만원대 위협, SK하이닉스 10만원선 내줘
코스피가 10월5일 오전 11시1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32% 하락한 2949.18에 머물며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코스피가 10월5일 오전 11시1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32% 하락한 2949.18에 머물며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 연합뉴스

글로벌 경기에 '겹악재'가 덮치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5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2% 내린 2949.1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3월25일(장중 저가 2987.83)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2.19% 내린 7만16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7일 이후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다 이날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장중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7만원 선도 위협받고 있다. 

같은 시각 하이닉스도 2.5%내린 9만7500원에 거래되며 10만원 선이 무너졌다. SK하이닉스 역시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해당 주가가 9만7000원대에 머문 것은 지난해 12월1일(9만7800원)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들 주가 부진은 4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5%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세계 반도체 경기 지표로 통한다. 최근의 반도체 공급 불안으로 인한 수급난 가시화와 중국·베트남 등 주요 생산 기지의 공장 가동 문제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네이버(-2.36%)와 삼성바이오로직스(-5.94%), LG화학(-3.9%), 카카오(-4.29%), 삼성SDI(-4.95%), 셀트리온(-8.67%) 등도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292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720억원, 2146억원을 순매수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에 미국 부채한도 불확실성 확대, 헝다 그룹 사태 등 여러 악재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면서 코스피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날 같은 시각 기준 코스닥은 3.06% 내린 953.12에 거래 중이다. 

전날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2014년 11월 이후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1.50%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도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날 홍콩 증시에서는 파산설에 휩싸인 헝다 그룹의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미·중 무역 갈등까지 재현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가 동시에 터져나오면서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금리, 경기 불안 등 최근 조정을 야기한 재료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붙으니 시장이 불안해하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이미 3개월째 조정을 받은 상황이어서 추가 급락하기보다는 단기 반등할 수도 있다"며 "다만 미중 갈등 변수까지 가세해 당분간은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미국 증시도 9월 말 이후 악재에 민감해지면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며 "아직 조정 폭이 깊지 않은 만큼 기간 조정으로 볼 수 있으나, 악재성 재료가 쉽게 해소되지 못해 가격 조정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해결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8일 발표 예정인 삼성전자 잠정실적을 필두로 3분기 실적 시즌 모멘텀이 재차 발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영향이 가시화 할 경우 이같은 분위기가 반전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결국 경기와 실적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데, 운임이 오르고 원유나 석탄 등 비용도 오르다 보니 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막상 실적 발표가 끝나고 기대치가 낮아지면 투자 심리가 진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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