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최초 알린 ‘추적단 불꽃’ 박지현씨, 이재명 캠프 합류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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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활동가, 與 여성위 산하 디지털성범죄 근절 특별위원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정책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텔레그램 성 착취가 벌어진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소속 활동가 박지현씨가 27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박씨는 선대위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박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성범죄)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일까 고민하다 오늘의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선대위 합류 계기를 밝혔다.

박씨는 권인숙 민주당 의원의 제안으로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민주당에서 지난해 말 제안을 받았다”며 “그동안 얼굴을 밝히지 않고 신변의 위협을 받으면서 활동해 아무래도 고민이 있었다. 그럼에도 활동가로서의 말과 정치인의 말은 힘이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대학생이던 2019년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을 잠입 취재해 ‘n번방’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이후 익명 기자단인 ‘추적단 불꽃’의 일원으로 디지털성범죄 취재를 하거나 피해자를 지원단체·경찰에 연결하는 일을 해왔다. 신상 위협을 받아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를 받기도 했던 박씨는 실명 대신 ‘불’이라는 활동명으로 활동해왔다. 그랬던 그가 세상에 얼굴과 이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선대위에 합류했다.

박씨는 지난 2020년 6월 발족한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 추진단’과 협업하며 당시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추진단 발족식 뒤 6개월도 걸리지 않아 ‘경기도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가 개소했다”며 “이때부터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을 의지가 있는 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지금보다 세상이 빠르게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젠더 공약에 대해 박씨는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비해 상세하고 촘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젠더 공약이 빠짐없이 현실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역할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2030 여성 유권자들의 이 후보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지난 과오 때문에 많은 여성분들이 등을 돌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반성하고 그 피해를 치유하는 게 민주당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성폭력 가해자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씨나 그분들이 한 일들이 민주당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민주당 선대위 합류로 ‘추적단 불꽃’의 활동은 중단하게 된다. 박씨를 제외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들은 취재와 피해자 지원 등을 계속할 예정이다.

박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권 의원은 SNS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는 박지현씨가 이재명 후보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가 없는 세상, 모두에게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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