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끝내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천하나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2.01.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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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 “기시다, 이날 오후 추천 방침 표명 검토”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게 매끈하게 뚫려 있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사도광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쪽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며 “내년에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했다.

내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면 시한인 다음 달 1일까지 유네스코에 공식 후보로 추천해야 하는 만큼 조만간 일본 정부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 방침을 오늘 오후 표명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이날 오후 외무상 및 문부과학상과 협의해 최종 결정하고 기자들에게 추천 이유를 설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도 광산이 있는 니카타현의 지역 신문인 니가타(新潟)일보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사도 광산에 대해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추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니가타일보는 “정부는 한때 2021회계연도(2021.4~2022.3)에 추천을 보류하는 쪽으로 검토했지만, 현지(니가타현)와 자민당 내 반대를 근거로 방침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사도 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의 모습. 사도 광산 관리회사는 이 갱도에서 쓰인 광석 운반수단을 전시해놓았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사도 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의 모습. 사도 광산 관리회사는 이 갱도에서 쓰인 광석 운반수단을 전시해놓았다. ⓒ연합뉴스

당초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발을 고려할 때 이번에 추천해 탈락할 경우 등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올해 추천을 보류할 것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내 보수 세력이 기시다 총리에게 올해 추천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자,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이) 역사전(歷史戰)을 걸어오는 상황에서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며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해서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고 했다.

니가타(新潟)현 사도섬에 있는 사도 광산은 에도(江戶) 시대(1603∼1868년)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기간에는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활용되면서 조선인이 강제 징용돼 노역에 시달린 현장이기도 하다. 약 1200명 이상의 조선인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강제노역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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