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이 건강을 이유로 토론 날짜 변경을 요구한 것에 대해 “토론 과정에서 유달리 ‘날짜’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시중에 별 얘기가 다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다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6일 브리핑을 통해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이재명 대선 후보와의 양자토론 협상 때에도 설 연휴 전에 양자토론을 하기로 합의하고선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월31일을 막무가내로 고집해 빈축을 샀다”며 “국민의힘은 날짜만 관철된다면 그 정도 비난은 감수하겠다는 태도여서 매우 의아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어제 한국기자협회 초청 4자토론 실무 협의에서도 윤 후보의 건강 등을 이유로 들어 이미 확정된 8일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4자 토론 무산의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더라도 무조건 8일은 안된다는 생떼를 또 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더구나 정치권의 금기인 대선 후보의 ‘건강 문제’를 자기들 스스로 거론한 것은 너무 이례적이라 믿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윤 후보는 그 시각 제주에서 선거운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었기에 국민의힘 태도는 무척이나 비상식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보의 건강 문제까지 공개하면서 굳이 날짜를 변경해야 할 이유가 궁금하지 않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윤 후보 스스로 이제는 국민적 관심이 되어버린 이런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야 한다. 그리고 날짜에 집착해 대선 주자 TV토론을 또 무산시킨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오는 8일로 합의됐던 대선후보 4인의 ‘2차 TV토론’은 세부적인 주제와 방식을 결정하는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돌연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협상에서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와 생방송 진행을 맡은 JTBC의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또 윤 후보의 건강 문제도 직접 거론하며 날짜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결렬 후 국민의힘을 제외한 3당은 일제히 유감을 표했다. 박찬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느닷없이 주최 측은 빠지라고 요구한 것은 처음부터 토론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며 “윤 후보는 아직도 토론이 두렵나. 갖은 꼼수로 회피하겠다는 꿈은 꾸지 말고 즉각 토론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논평을 내고 “룰 미팅에서 국민의당은 다른 당의 제안에 어떤 반대도 한 바 없으며, 원만한 토론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중재했다”고 밝혔다.
이동용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의 말도 안 되는 억지와 생트집이 파국을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토론을 하기 싫거나 두려운 것인지, 주최형식이 문제인지, 아니면 날짜가 문제인지 솔직하게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윤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토론 과정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오는가 하면, 무속인이 선대위에 관여했다는 등 무속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전격 해산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