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혐오범죄 급증…피해자 절반은 외국인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2.0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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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 57%로 가장 높아…“혐오범죄 대응 매뉴얼 개발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6일 오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6일 오후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혐오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한국공안행정학회에 따르면, 조제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조교수는 ‘코로나19 이전-이후 혐오범죄 변화와 혐오범죄 폭력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 위원과 김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혐오범죄 31건과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발생한 39건 등 총 70건 중 68건을 분석했다.

연도별 혐오범죄 발생 동향을 보면 ▲2006년 1건 ▲2007년 0건 ▲2008년 0건이었다. 이후 ▲2016년 5건 ▲2017년 6건 ▲2018년 9건 ▲2019년 5건 등을 기록하다가 코로나19 발생 년도인 2020년 22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5건을 기록했다.

공격수단으로는 언어폭력이 34명으로 전체의 57.6%를 차지했다. 이어 신체적 폭력(32.2%), 흉기 사용 폭력(10.2%)이 뒤를 이었다. 저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물리적 접촉의 한계가 생기면서 언어폭력의 빈도수가 잦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긴장 등으로 인해 평소 문제 삼지 않은 사안들에 대한 낮은 수준의 혐오가 새롭게 생산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대상 범죄는 25건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범죄는 33건으로 전체의 55.9%에 달했다. 연구 속 외국인에는 외관상 외국인으로 인식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의 부모와 청소년도 포함됐다. 상습적 혐오범죄 사건은 14건으로 전체의 23.7%를, 음주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은 10건으로 전체의 16.9%를 차지했다.

저자들은 ▲외국인 대상 ▲코로나19 전후 ▲상습범죄 ▲음주 여부 등 변수를 활용한 별도의 분석(다항로지틱회귀분석·우도비 검증)도 시행한 결과, 외국인과 코로나19 변수가 혐오범죄의 폭력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가 외국인일 경우 폭력 수준이 높아지게 하고, 코로나19 상황은 폭력 수준을 낮아지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혐오는 타자에 대한 우월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심리적 만족을 얻는 과정의 한 부분임을 고려한다면, 한국 사회 내에서 상대적 약자인 외국인에게 폭력의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혐오범죄를 법으로 규정해 처벌하게 되면 낮은 수준의 혐오는 자연스럽게 규범적 통제안에서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라며 “입법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관계기관 TF를 구성하고 일선 경찰관들도 차별적 혐오 범죄에 대응할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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