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광주 사고’ 한 달 만에 4200억대 재건축 수주 따내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0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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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 무리했다는 의견도…“적자수주 불가피한 조건에 행정처분 리스크까지”
6일 오후 경기도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공사 현장에서 잇달아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켰음에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따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경기도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현대산업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공사 현장에서 잇달아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켰음에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롯데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따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광주에서만 '학동 참사'에 이어 '화정동 외벽 붕괴 사고' 등 잇따른 사고를 내 브랜드 이미지 추락했음에도 4000억원대 재건축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광주 사고로 고강도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인 회사가 수주권을 따내려고 무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일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정비 사업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대 6만2557㎡ 부지에 공동주택 1313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추정 공사비는 약 42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재건축 조합 투표에는 조합원 959명 중 926명이 참여했으며, HDC현산은 이중 509표(53.1%)를 얻어 경쟁사 롯데건설(417표)을 제치고 수주권을 따냈다.

이번 수주전은 광주 사고 발생 이후 HDC현산의 첫 수주 도전이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HDC현산이 유리했지만, 광주 사고로 인해 경쟁사 롯데건설에 분위기가 넘어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관양현대 아파트 단지 곳곳에는 ‘현대산업개발은 떠나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기도 했다.

이에 HDC현산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며 수주에 사활을 걸었다. 또 유병규 HDC현산 대표이사도 지난 1월15일 재건축 조합에 879자의 자필 사과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HDC현산은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총 1조7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사업비 및 조합원 이주비 대출에 활용하기로 했고,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공사 대금 대신 미분양 아파트와 상가로 받는 ‘대물변제’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수주가 불가피할 정도의 제안"이라면서 "타 사업장 등에서 동일한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또 행정처분 리스크도 여전하다. 정부는 HDC현산의 부실시공 논란과 관련해 가장 강력한 수준의 페널티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HDC현산은 오는 2월 말에도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두고코오롱글로벌과 수주전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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