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혐오·차별 공약 반대”…거리로 나온 ‘이대남’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2.02.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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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남성이 겪는 문제의 원인은 페미니즘 아냐…성차별 개선해 공존해야”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소속 활동가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 후보들이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한 청년 남성 단체가 성차별적 공약을 폐지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회원 10여 명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남성의 요구라며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언론에 울려 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평등 대선 공약 마련 촉구 등을 위해 1월 중순 2030 대학생·직장인 남성 15명이 모여 결성했다. 이들은 “청년 남성인 우리가 경험하는 문제의 원인은 페미니즘이나 어떤 페미니스트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성가족부를 없애거나 여성이 군대에 간다고 해서 지금 내가 겪는 문제가 해결되거나 성평등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을 위하고 남성의 마음을 얻겠다는 정치가 왜 약자를 외면하는 정치여야 하나”라며 “정치권과 미디어는 혐오를 부추기지 말고 성평등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구체적 정책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헐뜯으며 경쟁하기보다 여전히 남아있는 성차별을 개선해 공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발언에 나선 김연웅(28)씨는 “20대가 취업난과 비싼 집값에 절망하는 것은 페미니즘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과 엇나간 정책 때문”이라며 “기성정치인들은 왜 누군가를 괴롭히는 일을 정치적 전략으로 삼는가. 이대남이 더 이상 조롱문화를 대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고선도씨도 “언론과 정치인이 연일 재생산해내는 얘기와는 다른, 청년 남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페미니즘은 여성을 잠재적 연애 대상이 아닌 동료로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게 해줬다”고 했다.

이들의 회견 선언문에는 시민 375명이 온라인으로 연대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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