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피해자·가해자’ 될 수 있다…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열 손가락 살인’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1 11: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 형사법 박사와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가 소개하는 손가락 살인의 시대에 대처하는 법
특수부 검사 출신 정준길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류여해 박사가 공동 집필한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실레북스
특수부 검사 출신 정준길 변호사와 독일 형사법 류여해 박사가 공동 집필한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 ⓒ실레북스

“사이버상의 허위와 비방이 가진 특징을 잘 알고 특정인을 비방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선량한 피해자를 작정하고 공격하면, 그들이 쓰는 글들은 소리 없는 총탄이 되어 피해자의 마음을 후벼파고 정신과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며 마침내 죽음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를 ‘열 손가락 살인’이라고 이름 붙였다.”(류여해 수원대 법학과 특임교수)

칼이나 총 같은 흉기만이 흉기가 아니다. 손가락도 흉기가 된다. 온라인상의 악플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몬다. 이미 여기저기서 살인은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손가락 살인의 시대다.

유명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SNS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언제든지 손가락 살인의 희생자가 될 수 있고, 나 자신도 익명성에 숨어 언제든지 손가락 살인에 동조하고 있는 공범이 될 수 있다.’

독일 형사법 박사 류여해 교수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정준길 변호사가 쓴 《손가락 살인의 시대와 법》(실레북스)은 명예훼손, 모욕, 스토킹범죄 등 손가락 살인에 대해 낱낱이 파헤친다. 현재 피해를 받고 있는 이들과 세상의 모든 잠재적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다.

책은 현실에서 벌어진 각종 사례 및 판례를 소개하고 관련 법리를 소상히 다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저자들은 스토킹 범죄 예방을 위해 그 징표가 될 수 있는 스토커 피해자에 대한 비방과 모욕 등도 스토킹 행위에 포함돼야 하는 필요성을 거론한다. 또 자신이 사건의 당사자가 됐을 때의 대처 방법, 노하우 등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저자들 역시 피해자였다. 정치권에서 활동한 두 사람을 향해 3년 넘게 사이버상에서 특정 무리의 사이버 비방, 스토킹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생생하다. 류여해 교수는 “이제 나는 누군가가 모욕과 명예훼손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면 위로와 함께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대로 제시해 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겼다. 그래서 나는 정준길 변호사님과 함께 주변 피해자들의 지난 3년간의 고통과 경험이 다른 분들께 되풀이되지 않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내게 됐다”고 했다.  

정준길 변호사는 “이 책은 변호사이기도 한 내가 지난 3년여 동안 200건이 훨씬 넘는 고소장을 작성하고, 60여 건의 피고소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생하게 체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므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고소인이 되거나 피고소인이 된 분들께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자신한다”고 썼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