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재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겨냥해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12일 소송 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노 관장과의 혼인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다"며 "십수 년간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 오다가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고, 항소심 재판부의 당부도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여러 현안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대리인은 최 회장이 현재 외국 출장 중으로, 노 관장의 최근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두고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앞서 노 관장은 지난 9일에도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강상욱 이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30여년 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려 참담하다"며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 대리인은 "불과 이틀 전에 항소심 재판부가 '여론몰이식 언론플레이를 자제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노 관장이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기자회견과 인터뷰로 밝혔다"며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당사자 간 문제를 고의적으로 제3자에게 전가해 세간의 증오를 유도하려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1989년 노 관장과 결혼한 최 회장은 2015년 혼외자가 있다고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이 낸 이혼 조정신청과 재판 등에 응하지 않던 노 관장은 2019년 돌연 맞소송을 냈다.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으니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고 SK그룹 주식 절반 등 5167억원을 달라는 청구였다. 지난해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대사들을 만나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달 14일(현지 시각) 대한상의 주최의 한 저녁행사에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의 동행은 공개석상에서는 사실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