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대신 환율이 끌어 올린 수출입물가…4개월 연속 상승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1.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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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출입물가 0.5%씩 상승…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오르며 수출물가 상승 주도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550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늘어났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3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20.17로 9월(119.62)보다 0.5% 증가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여파가 적었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입물가를 끌어올렸다.

한국은행(한은)이 14일 발표한 '2023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20.17로 9월(119.62)보다 0.5% 증가했다. 수출물가는 7월 상승 전환한 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은 한 달 전보다 0.7% 하락했지만 공산품이 0.5% 상승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석탄 및 석유제품(-4.9%), 제1차 금속제품(-0.8%)이 내렸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6%), 운송장비(1.7%) 등이 오르며 공산품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세부 품목을 보면 플래시메모리(13.5%), D램(9.9%), 축전지(3.9%), RV자동차(2.5%) 등의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0월 대비 수출물가는 9.5% 떨어져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지속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상승했다"며 "반도체 수출물가는 8월 즈음부터 전월 대비 일부 상승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9월 1329.47원에서 10월 1350.69원으로 1.6% 상승했다.

지난달 수입 물가지수는 9월(139.71)보다 0.5% 오른 140.38을 기록했다. 수출물가와 마찬가지로 4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원재료가 광산품(-0.5%)을 중심으로 한 달 전보다 0.4% 떨어졌으나 중간재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 가격 강세로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8%, 1.0%씩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암모니아(22.3%), 시스템반도체(1.6%), 모니터용 LCD(1.6%)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수입물가는 10.2% 떨어지며 9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다. 유 팀장은 "10월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10월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평균 89.75달러(한화 약 11만8700원)로 9월의 93.25달러보다 3.8% 내렸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0월보다 하락했지만 수출입물가의 상승세가 꺾일지를 예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유 팀장은 "아직 11월이 다 지나지 않은 상황이고, 환율 외에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국제유가, 수출비중이 높은 반도체 가격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11월 수출입물가는 그 부분을 다 고려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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