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14일 송원영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서초서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고인의 동료 교사와 친구, 학부모 등에 대한 조사 등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오늘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고인은 작년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지난 18일 “고인이 반 아이들 지도 문제, 학생들 간 발생한 사건 관련 학부모 중재, 학교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 등으로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심리 부검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7월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2년 차 A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경찰은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이른바 ‘연필사건’ 발생 이후 해당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A교사의 개인 전화로 수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을 두고 수사를 이어왔다.
이날 경찰은 “고인과 학부모들 간의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업무용 PC와 노트,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 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연필 사건 학부모 중재 시 참석했던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학부모가 A교사의 개인 번호로 계속 연락했다는 의혹을 두고 “학부모들이 A교사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만 “학부모가 고인에게 일반 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 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교사가 1개의 휴대전화에 업무용 번호와 개인용 번호를 함께 부여받아 사용했는데 학부모가 교내 유선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용 번호로 착신된 것으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고인의 휴대전화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포렌식은 진행하지 못했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휴대전화와 연동된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가 누리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총 40건을 확인, 1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중 해당 관내 외 주소지를 둔 10명에 대해서는 사건을 이첩하고, 인적 사항이 불특정 된 25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교육환경 관련 제도 개선 참고 자료를 서울시교육청에 송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