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의 ‘학부모 갑질 의혹’에서 학부모의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린 가운데 교사단체는 경찰을 비판하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4일 성명을 통해 “경찰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학부모 등의 범죄 혐의를 규정하기 어렵다며 ‘범죄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경찰의 그간 수사 행보에 대해 “수사 초기 고인의 죽음을 개인적 사유로 몰아 보도에 혼선을 끼치고 유족의 알권리를 차단하는 행보를 보였다”면서 “우리 노조나 언론에서 제기하는 문제만 피동적으로 수사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고인의 죽음의 원인은 고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교권침해로 인한 것”이라면서 “교육당국에게 이번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서이초 교사의 순직을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이초 1학년 담임을 맡던 A 교사는 지난 7월18일 교내에서 극단선택했다. 앞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일명 ‘연필 사건’이 벌어졌는데,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A 교사에게 악성민원을 넣어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전국 교사들에 의한 교권침해 규탄 행보가 이어졌다.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A 교사의 죽음과 관련해 범죄 혐의점이 있는 학부모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송원영 서울 서초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인의 동료 교사와 친구, 학부모 등에 대한 조사 등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에서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경찰은 “고인과 학부모들 간의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업무용 PC와 노트,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연필 사건 학부모 중재시 참석했던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