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변호사 조상호 “尹정부 검찰권, 불공정·비상식의 연속”
  • 변문우·이혜영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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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상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이 말하는 검찰개혁 이유
“이재명 치적을 범죄화하는 이재명 수사…검찰, 정치개입 가능성”
“尹, 100분 회의에서 99분 본인이 이야기하면 위기 대응 불가능”

총선을 다섯 달 앞둔 시점에서 제1야당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검찰개혁’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당 인사들을 향한 검찰수사가 도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조상호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윤 정부 검찰권은 불공정과 비상식의 연속”이라며 “검찰권을 남용하고 ‘마이웨이’하는 정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부위원장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수사와 관련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다는 죄로 이재명 대표의 치적을 범죄화했다”며 “검찰의 명백한 정치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또 조만간 국회 표결을 앞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확실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더는 검사도 검찰총장도 아닌 만큼 검사라는 인식을 내려놓고, 본인의 모자람을 인정해 귀를 크게 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서울 금천구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데, 단도직입적으로 ‘왜 지금 조상호가 필요한가’라고 묻는다면.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형사사법 과잉의 시대다. 대립과 갈등에는 정치가 아닌 사법적 재단과 단죄만이 난무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주주의 정치는 설 자리가 없다. 결국 법을 남용하는 검찰 정부를 상대로 야당이 강하게 투쟁하기 위해선 법률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이라는 권력기관이 독점한 기득권을 국민들에게 나눠드리는 작업은 쉽지 않다. 입법에서부터 실행까지 유능한 법조인이 절실한 만큼, 그 속에 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조상호만의 남다른 경쟁력은 무엇인가. 국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당장은 검찰권 남용을 통해 정치를 실종시키고 국민 목소리는 듣지 않고 ‘마이웨이’하는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 그러려면 ‘법률’이라는 이름 아래, 법 정신을 위배하는 권력 남용을 현장에서 하나하나 짚어가며 대응해야한다. 또 우리가 제도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어설프게 법을 개정하면서 발생한 문제들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저는 15년 이상 현장에서 법률을 다뤄 본 실무 경험이 있는 만큼, 야당의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총선 승리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다면 가장 이루고 싶은 과제는.

“첫 번째는 고위공무원 탄핵 대상 확대 및 탄핵제도의 상설화다. 대통령 탄핵은 신중해야 하지만, 자체 징계에서 파면이 없거나 해임 등이 불가능한 검사와 판사들에 대한 탄핵은 상설화해야 한다. 법을 통해 누군가를 심판하는 이들이야말로 높은 도덕성이 요구돼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탄핵 심사 소위원회를 상설화하고, 탄핵 대상 공무원 비위 발생 시 경중을 가림 없이 국회 통보를 의무화하도록 국회법과 국가공무원을 개정하고 싶다.

두 번째는 국회의원 징계안의 기명투표 전환 등이다. 무기명투표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밀실야합을 국회의원에게 보장한다. 적어도 ‘내 식구 감싸기’ 방지를 위해 국회의원 징계안 및 체포동의안 처리에서만은 기명투표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의결권 행사의 결과에 대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한 국회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외에도 국회 입법권의 실질화 등을 위한 ‘시행령 통제법(국회법 개정안)’ 등도 처리돼야 한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의 의미를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영장 부장판사의 말 속에 답이 있듯, 검사는 범죄로 될 수 없는 무리한 법률을 적용하려 했다. 검사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등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치적으로 자랑했던 일들을 범죄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모두 시민들에게 환영받았던 정책이었지만 ‘윤석열 검찰’에게는 범죄일 뿐이다. 자신들의 수장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한 것이 죄이기 때문이다. 제가 검찰의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수사·기소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니 정치인 이재명에게는 사법리스크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고,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 본질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만약 검찰이 지난 영장 청구 때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영장을 재청구한다면 이건 ‘만용’이라고 본다. 여기서 또 기각된다면 여당의 총선 참패를 부르고 수사 동력 자체도 상실할 수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도 거론됐었다.

“한동훈 장관에 대한 탄핵은 분명한 위헌·위법 사유를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었을 때 추진돼야 한다. 검사가 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고발을 사주한 검찰의 정치공작 사건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해당 검사들에 대한 탄핵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긴 하다. 고발 사주 사건 자체가 한동훈 장관도 관련인인 만큼, 검사 탄핵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한동훈 장관 등의 관여가 추가 확인된다면 한동훈 장관 탄핵에도 기류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고 본다.”

민주당 일각에서 거론된 검찰개혁의 방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지.

“검찰 제도가 ‘절대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검사의 수사권, 형 집행권은 칼집의 칼로 작용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경찰 또는 교도관에게 맡기되, 인권 보호를 위해 적법통제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사권 조정이 문제가 아니라, 검찰 수사권이 상시 작동하는 바로 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또 지나치게 비대한 검찰 조직부터 슬림화해야 한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도 수사 쟁점에 올라가 있다. 특검법도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데, 향후 김 여사의 수사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여론조사 발표를 보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찬성하는 비율이 윤석열 대통령 부정 평가보다 5~10%가량 높게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에서도 이 특검법은 찬성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그간 행보를 볼 때 거부권 행사는 확실해 보인다. 그렇다 해도 야당은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판단을 물어야 한다.”

검찰의 수사 형평성에 대해서도 여러 지적이 나온다.

“제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으로 재판을 참석하는데, 일주일 2회씩 열리는 대장동 재판에만 10명의 검사가 참여하고 있다. 전례 없는 일이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건에 대해선, 주식거래 공범들이 1심 유죄가 나왔는데도 김 여사에 대한 검사의 처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검찰권은 불공정과 비상식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검찰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를 일부라도 경험한 적 없이 검찰총장에서 바로 대통령이 된 탓이 크다고 본다. 특히 윤 대통령은 검사로 재직 중에도 검찰행정조차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윤 대통령에게는 검찰 출신들만 보이는 듯하다. 윤 대통령이 발탁하는 검찰 인사들도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미래’를 대비하기 보단, 누군가의 ‘과거’ 잘못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닌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인재풀을 넓게 쓰시기를 부탁드린다.”

윤 대통령은 왜 협치를 멀리하고 있다고 보나.

“윤 대통령은 이제 검사도 검찰총장도 아닌 만큼 검사라는 인식을 내려놓아야 한다. 피의자는 검사가 대하는 것이니 검사들에게 맡겨두고, 대통령께서는 169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진 제1당이자 야당 대표인 이재명을 만나시면 된다. 만나서 민생에 관해 상의하고 중지를 모아나가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상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으로 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하시기 전부터 근거리에서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셔 온 분이다. 또한 짧게나마 여의도 정치도 경험했다.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인 대통령실이 무엇을 하는 곳이고 위기 대처는 어떠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반면 윤 대통령은 특별한 경험 없이 대한민국 컨트롤 타워의 수장으로 직행했다. 그렇다면 본인의 모자람을 인정한 후 귀를 더 크게 열어야 한다. 100분 회의에서 99분을 본인이 얘기해서는 위기 대응이 불가능하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민주당 이야기도 해보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당이 꼭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치는 여의도가 중심이다. 22대 총선의 화두는 결국 ‘정치혁신’이 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혁신 의제를 누가 선점하고 실천할 수 있느냐가 총선 승리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당이 공천 과정에서 보여 준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다. 이번 총선도 ‘누가 더 나은 인물을 공천했나’라는 밥상을 차리느냐에 따라 국민의 선택이 내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민주당을 향해 ‘180석을 몰아줬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의석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부끄럽기도 하고 반성해야 한다. 과반의석을 가지고도 대선에서 패한 사례는 숱하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소수정당임에도 대선에서 승리했다. 결국 몇 석을 얻을 것이냐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개혁을 이뤄갈 것이냐에 집중해야 한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 국민들께서 자연스럽게 개혁의 기회를 주시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분열, 증오, 분노를 조장해서 편 가르기를 하고 이를 통해 쉽게 어느 한 진영에서 지지를 얻는 정치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통합 없이는 아무런 변화도 이뤄낼 수 없다. 분열, 증오, 분노를 조장하는 정치인의 언행을 경계하고, 처벌보다 개선을 먼저 말하는 정치인을 주목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들의 삶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조상호는 누구인가?

법무법인 파랑 변호사인 조상호 부위원장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당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경찰행정개혁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으로 정치에 처음 입문했다. 이후 그는 2020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역임했고, 2022년부터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이재명 대표의 변호를 담당해 왔다. 현재는 서울 금천구에서 차기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이재명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와 과정등에서 발생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향후 금천구에 출마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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