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5% 가까이 급락했다.
16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72.90달러로 전날 대비 3.76달러(4.9%) 떨어졌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3.76달러(4.6%) 하락한 배럴당 77.42달러로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지난 7월6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서 상업용 원유 재고가 한 주 전보다 360만 배럴 증가했다며 시장의 공급 우려를 일부 완화시켰다. 그러나 경기 둔화와 맞물려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확산되면서 유가가 떨어졌다.
같은날 발표된 10월 미국 제조업 생산 지표는 0.6% 감소하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는 월가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하회한 수준이다. 미국의 산업 생산이 줄어든 건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으로 자동차와 부품의 생산량이 급감한 탓이 컸다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설명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연구원은 "제조업 생산 둔화에 원유 공급 증가가 더해져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약세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유가가 지지선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산유국들은 원유 수요 감소를 둘러싼 염려가 과도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3일 내놓은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240만 배럴에서 25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 월간 보고서에서 중국의 석유 수요가 9월 하루 171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1억2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