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연초 수준으로↓…한 달 새 1000건 ‘뚝’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1.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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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거래 3000건 미달…2월 이후 최저 전망
“크게 오른 지역부터 당분간 가격 조정 거칠 듯”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고금리 장기화 속 정부의 대출 지원이 축소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멈추고 한동안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신고 건수는 이날까지 총 2144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매매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30일로, 9월의 경우 10월17일까지 신고 건수가 3085건, 7월·8월 거래량은 각각 익월 17일까지 3213건, 3489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해 동기간 신고 건수가 지난달 들어 1000건가량 감소한 것이다. 

10월 매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해도 월 거래량은 3000건에 미달해 올해 2월(2454건) 이후 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10월 거래량이 2월보다 많으면 8개월 만에, 2월보다 작으면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게 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3861건을 정점을 찍은 뒤 9월 3369건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 추세다. 거래량 감소에 따라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16일 기준 7만8519건으로, 연중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던 8월의 매물 건수가 6만9000대였던 것에 비하면 1만 건가량 증가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실거래가 상승세로 전고점의 80∼90% 이상 회복한 아파트들이 늘어나자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정부가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하면서 매수심리는 더 위축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6억~9억원 이하의 주택 매수자를 지원하지만, 이를 통해 매도자에게 그간 안팔리던 집을 팔고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거래 순환을 이끌었다.

가파르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이 0.01% 떨어져 7월 넷째 주(-0.02%) 이후 15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 주 0.05% 올라 2주 연속 같은 수준이나 한달 전(0.09%)에 비해 오름폭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실거래가지수에서도 하락의 기류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9월(0.87%)까지 9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10월 잠정지수는 전월 대비 0.5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잠정지수는 해당 월의 일부 거래량만 집계된 것이어라 확정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10월 잠정지수도 일제히 0.58%, 0.47% 떨어져 하락세가 본격화될 분위기다. 

그간 서울 아파트 가격을 견인했던 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8㎡는 지난달 23억5000만원에 거래돼 9월 거래가격(24억원)보다 5000만원 하락했고, 트리지움 전용 84.95㎡도 이달 초 22억4000만원에 판매돼 지난달 초 직전 거래가격(22억9500만원)보다 5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분양시장에도 지방과 수도권 고분양가 단지 위주로 청약률이 떨어지고 미계약이 속출하는 등 이상 기류들이 감지되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 등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진 않더라도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부터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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