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두 번 이겼는데 역적? 이준석 “尹, 경기지사 패배 책임 물어”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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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국힘 비대위원장 맡아도 120석 가능…근데 무슨 의미 있겠나”
“당 사랑해도 ‘승리의 역적’ 될 듯…윤핵관 집단린치로 책 낼 수 있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운영 쇄신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월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국정운영 쇄신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최근 신당설에 불을 지피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약 내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120석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겼는데도) 경기도지사 패배의 책임을 물으셨다”며 “제가 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와 관계없이, 또 승리의 역적 위치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국민의힘) 상황에서 제 능력치로 ‘파도를 뒤집을 수 있는 선거냐?’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라 본다”며 “지금 이거는 독이 든 성배 수준을 넘어서. 선거 두 번 승리로 이끌었던 당대표에게는 굉장한 모욕이 될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에 내일 제가 그런 역할(비대위원장)을 맡게 된다면, 전권을 맡게 된다면 110석, 120석 할 자신 있다”면서도 “그런데 저는 제 입장에서 봤을 때 그게 무슨 의미냐는 생각을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제가 110석, 120석을 만든다 한들, 그것도 어렵다 보고. 어떻게 나오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한테는 솔직히 지난번에 지방선거 12:6으로 역대 타이기록을 세웠는데도 공격이 세게 들어왔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윤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도 밝히며 “윤 대통령께서는 저한테 직접 경기도지사 패배의 책임을 물으셨다. ‘이번에 저희 경기도지사 져서 굉장히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러셨다”며 “제가 속으로 얼마나 속이 탔겠느냐. ‘경기도지사 후보 내가 냈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은 게 굴뚝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을 얼마나 사랑하고 이런 거와 관계없이 또 승리의 역적 같은 그런 위치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지난번에 선거(대선·지선) 2개 하고 나서 제 몸 만신창이 되고 완전히 스테로이드 맞아서 만신창이 돼서 나중에 얻은 칭호가 무엇이냐. 승리의 원흉 아니냐”며 “‘쟤 때문에 적게 이겼다, 쟤 때문에 경기도 못 이겼다’ 이런 거고 그 와중에 가장 놀랐던 건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나쁜 거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당내에도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그런 구조 하에서는 그냥 일할 마음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는 이 전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과 친한 만큼, 당시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이긴 김은혜 후보를 덜 도와준 게 아니냐는 추측으로 윤 대통령이 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그렇게 생각했다면 (윤 대통령이) 전형적인 간신배들이 주변을 둘러싼 것”이라며 “김은혜 후보가 되고나서 제가 첫날부터 경기도의 부천역, 소사역 이런 데 다 해서 승하차량 데이터같이 조사해서 같이 아침 지하철 출근 인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자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쪽, 강경 보수 쪽에서 ‘이준석이랑 다니지 마라’ 굉장히 공격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을 때 (야구) KT 위즈 경기에도 같이 가서 우리 유세하기로 했고. 유세 일정 쫙 잡아놨었다. 근데 김은혜 후보 쪽에서 저하고 일정을 다 취소해 버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준석 때문에 단일화 못 할지 모르니 이준석은 현장에 얼굴 보이지 말라’ 이러면서 자기들 전략으로 해서 그대로 말아먹었다”며 “그래놓고는 저한테 ‘왜 가서 안 도와줬냐?’ 그러면 저는 반박할 사람 있으면 두 시간 동안 같이 토론할 의향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대표 시절) 1년 반 동안 저한테 집단린치하고 했던 거 이런 것들을 언론에 안 밝혀서 그렇지 책을 쓰면 진짜 재미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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