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당합병 혐의’ 이재용 징역5년 구형…“삼성式 반칙의 초격차”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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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승계 위해 자본시장 근간 훼손”
“공짜 경영권 승계 시도했고 성공시켜”
최지성·김종중에 징역 4년6개월 구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이 범행을 부인하는 점, 이 사건의 의사 결정권자인 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을 고려해달라”며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6개월과 벌금 5억원을,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최후 의견 진술에서 이 사건을 “그룹 총수의 승계를 위해 자본시장의 근간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각종 위법행위를 동원한 삼성식 반칙의 초격차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며 “우리 사회 구성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1등 기업인 삼성에 의해 무너진 역설적 상황이 펼쳐졌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부회장 당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그룹 승계 계획안 ‘프로젝트 지(G)’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을 부당하게 합병하고, 이 과정에서 이 회장에 유리한 비율로 합병하기 위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허위 정보를 흘리는 등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로도 기소됐다. 삼성바이오가 2015년 합병 이후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 4조5000억원 상당을 과다 계상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21년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8월 복권과 함께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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