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출마 권고를 두고 마찰을 빚어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9시30분부터 10시12분까지 42분가량 진행됐다. 두 사람은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악수를 주고받으며 김 대표가 “요새 힘드시죠”라고 인사를 건네자 인 위원장은 “살아있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과거와 달리 성공적인 (당 혁신기구) 모델을 만들어주고 활동해줘서 감사하다”며 “가감 없는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과 김경진 혁신위원이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인 위원장은 김 대표의 당부에 “당과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 고통스러운 쓴소리라도 혁신적으로 건의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혁신위원 중에서 일부 불만족스러운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며 “혁신위가 의결한 안건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당에서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 출범 후 현재까지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 취소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바 있다. 이어진 혁신안인 ‘정치인 희생’과 ‘청년 비례대표 50%’ 등과 관련해선 아직 당 지도부가 뚜렷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법률이나 당헌·당규 개정, 공천관리위원회 권한 등 따져야 할 것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회동에선 당 주류 용퇴론이나 인 위원장이 언급해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측의 신호’ 등 민감한 사안은 대화 주제로 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당 상황. 절차, 불가피하게 거쳐야 하는 논의 기구 등에 대해선 이해해달라”며 “혁신위가 제안하는 내용들의 전체 틀과 취지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김 위원은 추가 공개회동 계획에 대해 “당의 입장을 너무 잘 이해하게 된다면 혁신위에서 혁신을 제안하는 데에 제한이 될 수 있다”며 “아주 꽉 막힌 상황이 아니라면 그부분은 조금 자제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앞서 인 위원장은 이날 면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하는 의사는 메스를 대서 안 좋은 걸 덜어내는 일인데 굉장히 힘들다”며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당과도 같이 움직여야 된다. 불필요한 오해들이 많은데 오늘 소통하면서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