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망 ‘마비’ 사흘째…與 “근본 대책 마련” VS 野 “손대는 것마다 먹통”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11.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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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국정과제라더니 석기시대로 돌려놔”
국민의힘 “윤 대통령, 사태 발생 즉시 정부 합동TF 구성 지시”
행안부, 오류 사흘째 돼서야 “‘새올’ 네트워크 장애가 원인” 발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대전에 위치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방문해 정부 행정 전산망 오류 사태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대전에 위치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방문해 정부 행정 전산망 오류 사태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 행정 전산망이 마비된 지 사흘째가 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무능도 이 정도면 올림픽 금메달감”이라며 정부를 질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들이 쌓아온 ‘세계 최고’ 디지털 정부의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국정과제라더니, 완전히 포기했나 아니면 전자정부를 석기시대로 돌려놓는 것이 진짜 국정과제인가”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1년째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버벅거리고, 지난 3월에는 법원 전산망이 불통이었다. 또 6월에는 4세대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에 오류가 났다”며 “이 정도면 ‘습관성 행정망 먹통’이다. 윤석열 정부의 고질병 수준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대변인은 정부 대처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행정망 마비 사태를 공식적으로 알리지도 않아서, SNS를 통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며 “안내문자 한통 없이 ‘각자도생’을 권하는 윤석열 정부의 적반하장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한덕수 총리는 24시간 만에 뒷북 사과 한 마디로 끝이고, ‘디지털 정부’를 홍보한다며 해외에 갔던 이상민 장관은 ‘전산망 마비’로 부랴부랴 조귀 귀국했다”며 “손대는 것마다 먹통으로 만들고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윤석열 정부는 국정운영을 코미디나 개그 정도로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 카카오 먹통 대란 당시 윤 대통령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없다’며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진짜 정부 행정망’이 멈춰 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께서 입은 피해를 얼마나 어떻게 보상할 건가. 설마 또 뻔뻔하게 책임은 일선 공무원들에게 떠넘기고 호통만 칠 생각인가”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바지 총리’ 뒤에 숨어있지 말고, 국민께 직접 나서 사과드려라. 이 장관이 이번에도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버틸지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무인민원발급기에 네트워크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서울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내 무인민원발급기에 네트워크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與 “매우 송구한 마음”…이상민 “내일부턴 국민 불편 없어야”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자세를 낮췄다. 행정망 마비 사흘째가 돼서야 관련 논평을 내놓은 국민의힘은 “많은 국민들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이던 윤 대통령은 사태 발생 즉시 정부합동TF 구성을 지시했고, 한덕수 총리도 장애 원인 점검과 사태 파악을 위해 신속히 나섰다”며 “장애 복구를 위해 투입된 전문가들이 서비스 복구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며, 다행히 18일 오전부터는 정부24 서비스를 임시 재개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구 작업과 별개로, 교체한 네트워크 장비 등을 분석해 정확한 장애 원인을 국민들께 상세히 밝힐 계획”이라며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장애 대응체계와 서버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고 더 탄탄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안부는 이날 오후 “이번 장애의 원인은 새올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의 장애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하는 GPKI 인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린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일 정상화를 목표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민 장관은 이날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모니터링 상황실에 방문한 자리에서 “현재 재개된 서비스가 보다 안정화되어 내일(20일)부터는 국민께서 불편을 겪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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