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중 일산 집값 상승률 ‘최저’…분당과 ㎡당 789만원 차이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1.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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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주변 지역 공급 과잉…호황기에도 제자리걸음
“정부 재건축 추진에도 일산 소외될 가능성 있어”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중 일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통계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일산신도시가 있는 일산 동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4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 말(349만원) 대비 83.6%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부천과 산본, 일산을 제외한 1기 신도시들은 집값이 100% 이상 올랐다. 부천과 산본도 10년간 ㎡당 매매가가 각각 94.4%, 85.2% 상승해 일산보다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중동과 산본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일산을 뛰어넘었다.

분당신도시가 속한 성남시 분당구는 ㎡당 582만원에서 1431만원으로 145.8% 뛰었다. 이에 따라 일산과 분당의 가격차는 2013년 말 ㎡당 234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789만원으로 벌어졌다.

일산 집값은 평촌과도 벌어지고 있다. 2013년 말 447만원이었던 평촌이 속한 안양시 동안구의 ㎡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에는 929만원으로 107.8% 상승했다. 두 지역 간 가격 차는 2013년 말 98만원에서 현재 288만원 수준으로 벌어졌다.

1기 신도시 중 일산의 가격 상승이 유독 부진한 이유로 일산 및 주변 지역의 공급 과잉이 지목된다. 일산 위쪽으로는 파주 운정신도시, 옆으로는 창릉 신도시가 들어선 데다, 고양시 내에서도 삼송신도시, 덕은·원흥·지축·식사지구 등이 개발되며 주택공급이 넘쳐나다 보니 부동산 시장 호황기 때도 일산 집값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본격 추진된다고 해도 일산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기 신도시를 재정비하는 내용을 담은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의 연내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특별법의 적용 대상은 노후계획도시로, 택지 조성 사업이 완료된 후 20년 이상 경과된 100만㎡ 이상의 택지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중 일산의 용적률이 가장 낮아 사업성은 높아 보이나 주택 수요가 뒷받침될 때의 이야기"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창릉신도시에 밀려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K-콘텐츠 복합단지인 'CJ라이브시티 아레나'와 '킨텍스 제3전시장', '고양일산테크노밸리' 등의 개발 사업이 계획 중이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도 개통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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