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했잖아” “진짜 미안”…공개된 황의조·전 연인 대화 내용보니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11.23 14: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의 변호사, 황의조-피해자 간 통화·대화 내역 공개
황의조, 피해자에게 “찍었을 때 이런 일 생길 줄 몰라”
축구대표팀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 사건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 입장문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의조와 피해자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공동취재
축구대표팀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 사건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 입장문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의조와 피해자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공동취재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와 전 연인이 ‘성관계 불법촬영’ 의혹을 사이에 두고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피해 여성 측이 촬영 전 동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두 사람 간 대화 내역을 공개했다.

피해 여성 A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이은의 변호사는 23일 서울 서초구 본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의조의 불법촬영을 시사하는 대화 내역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고, 공개된 통화 녹취록 및 메신저 대화 시점 또한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렸다.

이 변호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황의조와의 통화에서 “내가 보여달라고 하고 분명히 지워달라고 했었고”, “근데 왜 그게 아직도 있냐는 거지”, “내가 싫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잖아”,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을 해야 된다고”라고 따졌다.

황의조는 A씨의 비판에 “피해 안가게 엄청 노력하고 있어”, “찍었을 때 이런 일 생길지 몰랐어”, “진짜 미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여기서 네가 마무리를 잘해주면 너에 대해 뭔가 법적인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다”, “너도 피해자라는 걸 알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변호사는 “피해자가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 없다’고 한 건 불법촬영물이라는 걸 다투려면 경찰서에 가야하니 감당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통화 직후 황의조는 A씨에게 메신저로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걸 도난당한 건 내 부주의니까 피해 안 가게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두고 이 변호사는 “황의조는 통화에선 불법촬영이란 말에 반박하지 못하다가 돌연 메신저로 언급하고 있다. 향후 증거 사용에 대비한 것”이라면서 “전화를 끊자마자 변호사와 통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성관계 장면 촬영에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황의조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황의조는 암묵적 동의가 있었다고 하는데, 입장문에서 피해자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늘 예의주시해 (황의조가) 휴대전화를 어딘가 두고 촬영 중인지 알았어야 하느냐. 휴대전화를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뒀다고 피해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의조는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촬영물을 같이 봤다’고 하는데, 수년 전 불법영상 캡처본을 한 차례 공유한 적 있을 뿐”이라면서 “피해자가 삭제를 요구했다는 건 의사에 반하는 촬영이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유포된 영상은 피해자 요구로 삭제한 뒤 추가 촬영한 영상들”이라면서 “삭제했는데도 이후에 영상을 찍은 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의조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여성과 교제를 이어오는 동안 촬영에 사용된 영상장치는 황의조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였으며, 여성도 인지 후 관계에 응했다”면서 “해당 촬영물은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같이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제 중간에 합의하에 영상을 모두 삭제한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1년 이상 더 교제를 이어가며 추가로 촬영을 했다”면서 “해당 여성 측은 ‘명시적 합의가 없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장기 교제를 이어오면 당사자 상호 인식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하면 이를 소위 말하는 ‘몰카’로 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