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을 받는 한 노인이 지방자치단체 주민센터에 평생 모은 돈 40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자는 “조용히 선행을 베풀고 싶다”면서 신원을 비밀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23일 정읍시에 따르면, 고령의 A씨가 전날 10시쯤 연지동 주민센터 복지팀을 방문해 하얀색 봉투를 건넸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해당 봉투엔 1000만원짜리 수표 4장이 들어있었다.

A씨는 복지팀 직원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후 떠났다. A씨는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넉넉하지 형편 때문에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인물로 알려졌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A씨의 자택으로 찾아가 감사 인사를 건넸다. A씨는 “혼자 살면서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조금씩 모았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면서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히 기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의 신원을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도 함께였다.

A씨의 기부금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고명석 연지동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기부자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소중한 성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선우 객원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