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입사한 사원이 임원될 확률은? 불과 ‘0.83%’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11.27 1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대 기업 직원 중 임원 비중, 119.8대 1 수준
은행권, 임원 승진 확률 0.1∼0.2%대로 최저
서울 중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종로 일대의 대기업 빌딩 숲 ⓒ시사저널 최준필
2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0.83%로 지난해(0.82%)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저널 최준필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은 0.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0.83%로 지난해(0.82%)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원 중 임원(등기임원 제외)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술적으로 계산한 수치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84만6824명으로 집계됐다. 미등기임원 역시 지난해 6894명에서 올해 7069명으로 2.5% 늘어났다. 전체 직원 중 임원 비중은 올해 119.8대 1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원 120명 정도가 경쟁해 1명 정도만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11년 105.2명에서 2021년 131.7명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 120.9명으로 소폭 줄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3.4명으로 직원이 임원을 달 수 있는 산술적 확률이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7.5%를 보였다. 포스코홀딩스도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5.3명꼴(6.5%)로 파악됐다.

반대로 미등기임원 숫자가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임원 1명당 직원은 916.1명으로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0.1% 수준이었다. 상장사가 아닌 관계로 이번 조사 대상에서는 누락됐지만 국민은행(임원 1명당 직원 453.8명)과 하나은행(496.5명), 신한은행(637.2명), 우리은행(805.3명) 등 대형 은행도 임원 대열에 오를 확률도 0.1∼0.2%대에 그쳤다.

올해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1152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친 삼성전자의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 수는 1157명이었다. 올해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107.7명으로 지난해(107.0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임원 승진 확률은 0.93% 수준이었다.

업종별로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37.7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조사돼 다른 업종 대비 임원이 될 확률이 높았다. 무역(55.4명), 석유화학(70.3명), 보험(72.8명), 건설(88.5명), 금속철강(88.8명), 정보통신(99.0명) 업종도 임원 승진 경쟁률이 100대 1보다 낮은 편이었다.

반면 유통 분야는 직원 259.7명당 1명 정도만 임원 명함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직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유통업 특성상 일반 직원이 임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타업종 대비 낮았다. 이외에 항공·해운(180.6명), 조선·중공업(172.3명), 자동차(142.6명), 전기·전자(138.7명) 업종의 임원 승진 경쟁률은 100대 1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대기업 임원 승진 인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임원 승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며 "최근에는 최상급 수준의 젊은 IT 인재를 임원급으로 영입하려는 흐름이 강해 2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임원으로 오를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