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역할론’ 김한길, 여당 내 ‘의외의 인맥’ 주목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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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위 흔들리자 주목받는 ‘尹 독대’ 김한길과 그 주변…‘여당 실세’ 이철규와도 20년 넘은 친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독대하며 2~3시간씩 이야길 나눌 정도로 대통령의 신뢰를 얻고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내년 총선 역할론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인맥과 그 주변인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부쩍 김 위원장의 측근 등에 대해 여당 인사들의 접촉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지낸 인사로 현 여권인 보수 진영에서 보낸 시간은 길지 않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나와 정치 도전을 고민하고 준비할 때부터 멘토 역할을 했으며, 윤 대통령이 당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2021년 말 당내에 설치한 대선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게 첫 공식 행보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의외로 현 여당 내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도·개혁 성향의 인사들부터 중진,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까지 폭넓게 교류하며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시절부터 계파나 진영에 상관없이 다양하게 인간관계를 맺어왔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여러 정치권 인사들의 평가다.

특히 의외의 인맥으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거론된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측근을 뜻함) 중 한 명으로도 분류돼 온 이 위원장은 최근 당내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인물로 알려지면서 ‘여당 실세’로 급부상했다. 현 김기현 지도부의 첫 사무총장을 맡았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곧바로 총선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경찰 출신인 이 위원장은 서울 종로경찰서 정보국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 DJ(김대중 전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에 발탁돼 파견됐는데, 김 위원장은 당시 DJ의 최측근으로 인수위원, 당선자 공보팀장, 대변인 등을 맡았다. 두 사람은 그 전부터 관계가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연합뉴스

조수진·정진석·정우택·성일종 등 여당 다수 현역 의원과도 인연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도 김 위원장과 인연이 오래됐다. 기자 출신인 조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 시절 민주당을 주로 출입하면서 김 위원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직후인 2021년 3월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 정대철 헌정회장 등이 ‘끈끈한 사이’라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회 부의장과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지낸 5선 중진 정진석·정우택 의원, 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재선 성일종 의원, 그리고 초선 조은희 의원 등 여러 당내 현역 의원들은 물론 김용태·김영우 전 의원 등 당내 개혁파 성향의 정치인들도 김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밖에선 관료 출신으로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한 뒤 당선인 특별고문, 국민통합위원을 지낸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3선 의원 출신으로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지낸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도 친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는 국민의힘 경기 안양 동안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재훈 전 의원이 거론된다. 민주당 시절부터 김한길계 전략기획통으로 꼽힌 임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일찌감치 국민의힘에 입당해 2021년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중앙선대위 공동종합상황실장, 인재영입위원 등을 지냈다. 새시대준비위원장·국민통합위원장 비서실장 등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했고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국민통합위원을 지낸 최명길 전 의원, 통합위 대변인을 지낸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등도 김 위원장 측근으로 꼽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친분이 깊은 김한길 위원장과 이철규 위원장이 지금 시기에 여권 실세로 부각되고 있는 건 의미심장하다”며 “민주당 출신인 김 위원장에 대한 보수 진영 내 비토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 당내 김 위원장에 대한 인맥과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깊은 신뢰가 앞으로 김 위원장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인요한 혁신위가 당내 주류들의 반발 등으로 혁신 작업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총선 역할론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여권 내 존재감은 지난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위와 정부·여당 핵심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극찬한 이후 점점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11월24일 김 위원장이 최근 주변에 ‘좋은 사람 없느냐’며 인재 추천을 받고 있으며 실제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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