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차장·총경 출신 개입했나…檢, ‘백현동 수사무마’ 의혹 압수수색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11.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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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총경 지낸 임정혁·곽정기 변호사 피의자 입건 후 강제수사
前 검·경 간부, ‘정바울 변호’ 공통점…수사무마 대가 금품수수 의심
2014년 7월2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임정혁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4년 7월2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임정혁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고검장과 총경 출신 변호사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27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임정혁(사법연수원 16기) 전 고검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총경)을 지낸 곽정기 변호사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이 백현동 개발사업으로 수사받던 민간업자 정바울(구속 기소)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은 각각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정 회장의 변호인이었다.

검찰은 구속 기소된 이아무개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이 정 회장과 임 전 고검장 등을 연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정 회장으로부터 수사무마 청탁 대가로 약 13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최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백현동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2017년 2월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용도 변경 등 각종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경기 남부지역 내 다른 공공개발 사업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 지난해 4월 감사원이 용도 변경 등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에 백현동 수사를 요청했고, 검찰이 해당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넘기면서 경찰 주도로 수사가 진행됐다. 

이후 경찰은 이 대표의 측근인 김인섭(구속 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서울중앙지검에서 이 대표 등에 대한 수사가 확대됐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후 정 회장은 지난 6월 아시아디벨로퍼 등 회사에서 총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2016년 4월14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지역인재 7급 시험성적을 조작한 사건으로 구속된 송아무개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곽정기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2016년 4월14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지역인재 7급 시험성적을 조작한 사건으로 구속된 송아무개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정 회장이 이씨에게 억대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하고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 등으로 수사망을 넓혀왔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의혹 전반을 규명할 방침이다.

임 전 고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과 대검찰청 공안부장, 서울고검장, 대검 차장검사 등을 지냈다. 2015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과거 '드루킹 특검' 후보로 추천된 바 있고, 2020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한 곽 전 총경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서울 광진경찰서장,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지냈으며 2019년 경찰을 떠나 대형 로펌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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