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갑자기 줄이면 소비자에 충격…위험 관리 취지”
카드사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의 잔액이 1년 전보다 큰 폭 늘어 7조5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이 고금리 상품인 만큼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상대로 건전성 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10월까지 리볼빙 잔액, 이용 회원 수, 이월 잔액, 연체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근 리볼빙 잔액이 많이 늘거나 연체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카드사 3∼4곳을 위주로 리볼빙 서비스를 리스크 관리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운영하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과도한 금리 마케팅 등 리볼빙 이용을 공격적으로 권유하는 영업 행태를 자제하라는 내용도 지도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자가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고, 대출 기간도 짧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이 업황 악화로 대출을 축소하면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과 함께 리볼빙 잔액이 증가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5832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7조1634억원)이나 2021년 연말(6조1448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1년 새 카드사별 리볼빙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카드(1조3544억원→1조5165억원)였다. 이어 신한카드(1조4448억원→1조6068억원), 삼성카드(1조1857억원→1조3463억원), 롯데카드(9403억원→1조956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부터 리볼빙 금리 비교공시를 통해 카드사 간 자율적인 금리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10월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 평균은 16.65%로 전월(16.55%)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리볼빙 서비스 연체율은 2.38%로, 전년 동기(1.55%) 대비 0.83%포인트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을 갑작스럽게 줄이면 소비자들에게 충격이 갈 수 있기 때문에 리볼빙을 인위적으로 줄이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회사별 정책에 따라 리볼빙을 운영하면서 리스크를 고려해 관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