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나 탄핵” “정신 차려”…‘탄핵’ 두고 아수라장 된 국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11.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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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회의장실 점거에 철야농성도 각오…“탄핵중독 의회폭거”
野 “이동관 탄핵 막으려고 예산 합의 지연…민생부터 챙겨라”
왼쪽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피케팅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왼쪽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은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피케팅을 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두고 여야가 30일 국회에서 고성을 지르며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한데 이어 오는 1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방침을 세웠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탄핵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야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규탄대회까지 진행하며 격렬한 신경전을 펼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실을 찾아 규탄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손팻말을 들고 “중립의무 망각하는 국회의장 각성하라”, “편파적인 국회운영 국회의장 사퇴하라”, “탄핵중독 의회폭거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의장실에 직접 들어가 김 의장에게 항의를 전하기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김 의장의 중립성 지적에 가세했다. 그는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민주당이 의사일정 합의 없이 국회의장하고 짬짜미가 돼서 본회의를 열어 이 방통위원장과 검사 탄핵안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며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악의적으로 탄핵에 활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이렇게 가다가 어느 지경까지 나락에 빠질 것인지 정말 심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에도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시위를 진행했다. 김기현 대표는 “거대야당 민주당의 폭거가 지속되면서 민생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만 급급한가”라며 “이동관 탄핵소추안 발의는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진표 의장을 향해서도 “내 몸속에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을 그대로 증명했다”고 직격했다. 이이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나 탄핵하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을 규탄하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은 이 방통위원장 탄핵을 저지하고 있는 정부 여당의 책임이라고 직격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이 방통위원장 탄핵 절차를 막기 위해 (예산안) 합의를 지연시킨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명백히 법사위와 위원장이 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한 잘못된 사례로 탄핵안 처리 후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도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실을 항의방문하고 복도를 점거한 것에 대해 “제발 좀 정신차리라”고 직격했다. 이어 “국정 난맥과 무능한 정부의 국정운영으로 국민의 삶이 고달픈데, 합법적 절차에 의해 진행된 국회 일정조차도 훼방 놓으려는 행태는 여당의 본분을 망각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 표결을 막기 위해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인 1일 본회의까지 철야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 의장실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저희도 대응책과 관련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철야농성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이날 국민의힘 중진들의 ‘의장실 점거’도 사실상 중진들이 잠시 들어와 대화를 한 상황이라 의사표시의 하나지 국회선진화법 위반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이 재발의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은 오는 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에도 탄핵안을 발의했으나, 당시 국민의힘이 예고했던 필리버스터를 취소해 본회의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잠정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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