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폭로전’ 수습 나선 카카오…“골프장 회원권 매각 들어가”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11.3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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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폭로에 ‘진실공방’ 벌어져…내홍 겪는 카카오
홍은택 총괄 대표 “조사단 꾸려 감사 착수”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2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 연합뉴스
카카오가 ‘내부 폭로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홍은택 카카오 총괄 대표는 30일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내부 폭로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폭로에 대해 경영진이 정면 반박하며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한편, 노동조합이 가세해 경영진 내부 비위를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홍은택 카카오 총괄 대표는 30일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총괄의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를 맡기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 28일 자신이 업무 보고를 받던 중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명한 바 있다. 동시에 골프 회원권을 비롯해 IDC(안산 인터넷데이터센터)와 공연장 등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비리 제보,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경영진에 편중된 보상 등 카카오 내부의 부조리한 문제들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룹 내 특정 부서가 한 달에 12번이나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직격했다. 이튿날인 29일에도 관리부서 실장급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법인 골프장 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며 비판을 이어갔고, 직원들의 휴양시설은 1년에 2박도 못 갈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폭로에 대해 경영진과 직원들이 카카오 내부 전산망에 공동 입장문을 올리면서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 및 1기 위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진 위원, 이영주 위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 안수현 위원, 이지운 위원, 김정호 위원 ⓒ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 및 1기 위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진 위원, 이영주 위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 안수현 위원, 이지운 위원, 김정호 위원 ⓒ연합뉴스

홍 대표는 30일 임직원 대상 공지를 통해 “IDC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센터 등의 건설 과정, 그리고 김정호 총괄이 제기한 다른 의혹들에 대해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 총괄이 제기한 법인 골프장 회원권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환수한 자금은 휴양시설 확충 등 크루(임직원)들의 복지를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대외협력비 문제 또한 이미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하며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최종 판단 윤리위에서…결과 예단 없어야”

이밖에 홍 대표는 회의 도중 직원들 앞에서 폭언해 논란을 야기한 김 총괄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윤리위원회(윤리위) 규정상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사내에서 논란이 되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할 것을 윤리위에서 건의해 와 수용하기로 했다”며 “외부 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은 윤리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기 당부드리며 그동안 감사나 조사 결과를 예단해서 얘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내부 문제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자 홍 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카카오 노조도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30일 김 총괄이 폭로한 일련의 경영진 비위 행위에 대해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립기구인 준신위에 조사를 요청해 팩트 체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크루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폭로 당사자인 김 총괄의 폭언‧욕설 논란에 대한 대응도 주문했다.

또 “소수의 경영진에게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변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이끌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에 일반 직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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