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매 9회 유찰에 소송전까지…오시리아, 새마을금고 ‘아픈 손가락’되나
  •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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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개 새마을금고, 사업장 두 곳에 1600여억 원 대출
금고 고객 “달력 비용 아낀 보람 있어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점포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두 곳의 사업장 공동대출에 새마을금고 57곳이 동원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점포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한 사업호텔 부지가 공매에 넘겨졌지만 마지막 회차까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로 수의계약이 가능해진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공매 절차가 진행될 당시부터 새마을금고의 대출금 회수 우려가 나왔는데, 금고는 “수의계약이 이뤄져도 채권 전액을 확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환매권 소송이 진행중인 쇼플렉스 사업장에도 30개 금고가 채권최고액 기준 1000여억 원을 대출했는데, 시행사의 신탁사가 패소할 경우 수백억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부산 오시리라 관광단지가 새마을금고의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테마텔 사업부지인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인근 세 필지에 대한 공매는 올 7월 시작돼 9월6일까지 9회에 걸쳐 진행됐다. 그러나 거듭된 유찰로 현재 최저입찰가로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 곳에도 새마을금고 29곳이 750여억 원의 공동대출(브릿지론)을 실행했다.

공매는 29개 금고 가운데 한 곳에서 자금 회수를 위해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공매 당시 세 물건의 최저입찰가는 감정평가에 따라 533억원, 1042억원, 338억원으로 책정됐다. 마지막회차까지 유찰되면서 230억원, 449억원, 14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세 필지 금액을 합산하면 825억 원이 되는데, 새마을금고는 자금 회수를 자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이자와 세금을 포함해 채권 전액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 금고에서 실행된 공동대출의 규모는 750여억 원이다. 2021년 3월25일 두 필지를 담보로 340억원이 나갔다. 같은 날 한 필지를 담보로 410억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세 필지의 감정가격은 약 1200억원이고, 감정가의 62% 선으로 대출이 실행됐다. 

대출금보다 최저입찰가가 높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새마을금고는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금고의 ‘희망적인 판단’도 좋지만 무조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에서 대형 부동산 분양에 종사했다는 A(60)씨는 “현재 경기침체 등으로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다수의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채권 회수 장기화 또는 불확실성을 우려해야지 단순 숫자 비교로 안심할 단계는 아닌 듯하다”고 했다. 

관계 기관도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기장군은 테마텔 현장 등 다수 사업에 대한 계획승인 취소 절차를 밟겠다(시사저널 1782호 [단독] 지지부진한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충격 요법’ 가한다 참조)고 예고했다.

테마텔 시행사는 절차상 하자가 없어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장군 관계자는 시사저널 보도 이후에도 “조만간 절차를 진행한 후 시정명령과 청문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부산도시공사도 쇼플렉스 시행사가 대출이자 체납(시사저널 3월31일자 단독 보도)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보고 환매 소송을 진행 중이다. 부산도시공사가 이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토지 소유권은 공사로 넘어가고, 애초에 받은 매매대금 673억원은 돌려준다.

일부 금융권 전문가는 “소송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673억원은 채권최고액을 보더라도 원금에 한참 못 미친다. 사실상 이자 등을 포함하면 최악의 상황에는 수백억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행사는 해외 업체들과 대규모 계약을 맺고 협약을 하는 등 투자를 유치했다며 정상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소송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다수 사업의 차질로 자금을 조달해준 새마을금고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채권 회수 장기화가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현장에 대해 전국에서 57개 금고(중복 제외)가 동원됐다. 수익권증서발행금액과 새마을금고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중 3곳의 금고는 5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실행했다. 

새마을금고 고객 B씨는 “금고를 찾았는데 정문에 붙어 있는 ‘달력 재고 없음’이라는 문구를 봤다. 처음에는 종이 몇장이 얼마나 하느냐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예금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니 짠했다. 그런데 갑자기 수백억대 돈 이야기가 나오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해당 대출 건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업무지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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