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트럼프…“폭동 가담” 또 대선 경선 자격 박탈 결정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3.12.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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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주 이어 메인주도 출마 자격 없다고 판단
트럼프 측, 반발하며 항소 의지 “당파적인 선거 개입”
2024년 미국 대선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 시각)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유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4년 미국 대선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 시각)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유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인주에서 2024년 대선 출사표를 던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AP, 로이터,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인주 최고 선거관리자인 셰나 벨로즈 주 국무장관은 28일(현지 시각) 서면 결정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1·6 의회 폭동에 가담했다는 점을 이유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벨로즈 장관은 “나는 어떠한 국무장관도 수정헌법 14조3항에 근거해 대통령 후보의 투표 접근권을 박탈한 점이 없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다”며 “그러나 또한 과거 어느 대통령 후보도 반란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나온 결정이다. 근거는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같이 수정헌법 14조3항이다. 14조3항은 헌법을 지지하라고 맹세했던 공직자가 반란에 가담할 경우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벨로즈 장관은 자신에게 수정헌법 14조3항을 준수하고,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결론 지었다. 그는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6일까지 수개월에 걸쳐 선거 부정론을 동원, 2020년 선거 인증과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막기 위해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의회로 향하게 했다”고 밝혔다. 

벨로즈 장관은 콜로라도주의 판결이 연방대법원에 항소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연방대법원에서 판결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행동해야 할 나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메인주 결정은 주 대법원이 주체가 됐던 콜로라도주와 달리 민주당 소속 공직자 개인이 내린 것이다. 벨로즈 장관은 메인주 상원의원과 시민권 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메인주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3년 전 주 국무장관으로 기용됐다. 

NYT에 따르면, 미 전역 30여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자격에 대한 이의가 주로 법원을 통해 제기됐다. 

메인주에서는 주 헌법에 따라 등록 유권자들이 주 국무장관에게 청원서를 제출하면, 국무장관이 후보 자격의 적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메인주 전직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1·6 폭동 가담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벨로즈 장관은 이달 15일 8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를 거쳐 이번 결정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이내에 메인주 고등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항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벨로즈 장관의 결정은 효력을 갖지 않는다. 그는 사건의 중요성, 투표 준비 마감일 임박 등을 고려해 항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번 결정의 효력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벨로즈 장관을 ‘악성 좌파’, ‘바이든 지지 민주당원’이라 칭하며 “실수하지 마시길. 이러한 당파적인 선거 개입 노력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적대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NYT는 이번 결정이 민주주의와 투표권을 둘러싼 미국 내 긴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둘러싼 정치 논쟁에 연방대법원 개입의 더 긴박한 요구를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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