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민원에 온라인 신상공개까지…김포시 공무원 사망한 채 발견
  • 안은혜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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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증거자료 수집해 '누리꾼'에 법적 대응 할 것"

과도한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 신상공개까지 당한 김포시 공무원 A씨가 지난 5일 숨진 가운데 김포시는 온라인 카페 누리꾼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포시청 본관에 A씨를 추모하는 글이 걸려있다. ⓒ김포시 제공

시는 현재 자문 변호사와 함께 고발장 내용을 작성·검토하고 있으며, 신상정보 공개 글이나 비방 게시글 등을 비롯해 민원 전화 통화내용 등 관련 증거 자료를 확인해 수집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 등에 따르면 A씨의 자택 개인 컴퓨터에는 '직장에서 하는 일이 힘들다'는 글이 다수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시청 본관 앞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오는 8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며, 공무원 민원 대응 매뉴얼을 보강하고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에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나아가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시청 공무원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개인 신상 '좌표 찍기' 악성 댓글과 화풀이 민원에 생을 마감한 지금의 상황이 참담하다"며 "노조는 유족의 의견을 존중하며 법적 대응 등 유족의 결정에 따라 시와 힘을 합쳐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시 9급 공무원인 A씨는 전날 오후 3시40분께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 안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다수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온라인 카페에서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가 공개됐고 이후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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