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덕분에”…가까스로 목숨 건진 90세 할머니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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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들고 들이닥친 하마스에 “메시 나라 출신”
쌍둥이 손자는 인질로 잡혀가…“메시, 도와달라”
하마스 대원과 사진 찍는 에스테르 쿠니오(90)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캡처
하마스 대원과 사진 찍는 에스테르 쿠니오(90)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캡처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당시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갈 뻔했던 할머니가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이름을 대고 위기를 모면한 사연이 알려졌다.

7일(현지 시각)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올해 90살인 에스테르 쿠니오 할머니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에 인질로 납치될 뻔 했다.

사건 당일 쿠니오 할머니는 자신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 2명에게 문을 열어줬는데, 이들은 장총으로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혼자 있던 쿠니오에게 가족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곧 서로 언어 장벽에 부딪히면서 그녀는 생명의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난 당신들 언어인 아랍어를 모르고 히브리어도 잘 못한다. 난 아르헨티나 말(아르헨티노)을 한다”고 전했다.

이해하지 못한 하마스 대원들은 “아르헨티노가 뭐냐?”고 되물었다. 이에 할머니는 “당신은 축구를 보냐?”라고 질문했고, 하마스 대원이 “난 축구 좋아한다”라고 하면서 극적으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할머니가 “난 축구선수 메시, 메시의 나라 출신이다”라고 말하자, 하마스 대원은 “메시!”라고 외치며 “난 메시를 좋아한다”고 반색했다. 이들은 쿠니오 할머니에게 가지고 있던 장총과 권총을 주면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사진을 촬영한 후 하마스 대원들은 쿠니오를 인질로 데려가지 않고 떠났다.

쿠니오 할머니는 위기의 순간을 피했지만, 쌍둥이 손자들은 그날 하마스의 인질로 잡혀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난 메시 덕분에 살았다”며 “내 손자들과 다른 인질들이 풀려나는데 메시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쿠니오 할머니의 증언은 ‘후엔테 라티나’(Fuente Latina) 단체가 제작한 “10월7일의 목소리. 라틴계의 생존 이야기”에 실렸다. 이스라엘계 라틴 출신들의 증언을 통해서 당시 일어난 참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이 영상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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