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오는 주말 한국 땅 밟는다…송환 확정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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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법원 “한국 송환 결정한 고등법원 판단 확정”
권씨 위조여권 사용 혐의 관련 형기 23일 만료
미 법무부, 한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하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16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16일(현지 시각)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 제공

가상 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전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행이 최종 결정됐다. 권씨는 이르면 23일 한국행 비행기를 탈 전망이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 시각)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항소법원은 “원심(고등법원)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한 점을 근거로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동일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가 요청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법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 등을 올바르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당초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달 21일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하고, 권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씨의 국적 등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라며 항소했다. 이에 지난 5일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권씨 측 항소를 받아들여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재심리 명령을 받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 7일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이에 고등검찰청이 이 결정에 불복,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은 “이 사안에서 검찰은 항소권이 없다”며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의 요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했다고 본 1심 판단이 옳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 위조 여권이 들통 나 체포됐다. 이후 한국 법무부는 이튿날인 3월24일 영문 이메일로, 3월26일에는 몬테네그로어 이메일로 권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반면 미국 법무부는 3월27일에서야 몬테네그로 법무부에 공문을 보냈다. 이마저도 공식적 범죄인 인도 요청이 아닌 임시 구금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한국이 범죄인 인도 요청을 미국보다 빨리 진행한 부분이 권씨의 한국 송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 도착하면 바로 검찰 이송될 듯…美 법무부는?

권씨 신병을 둘러싼 사법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국 송환과 관련한 행정 절차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곧 한국 법무부에 권씨의 한국 송환을 공식 통보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일정과 절차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씨의 송환 시점은 이르면 오는 23일이 될 전망이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복역 중인 권씨의 형기는 오는 23일 만료된다. 형기를 마치면 한국행 비행기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권씨가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현지에서 체포된 권씨의 측근 한창준 테라폼랩스 이사도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이후 바로 남부지검으로 압송됐다.

권씨의 미국행을 추진해왔던 미국 법무부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권씨의 송환국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뒤집힌 지난 7일 미 법무부는 “미국은 관련 국제·양자간 협약과 몬테네그로 법에 따라 권씨의 인도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씨의 한국행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전 세계에 있는 권씨의 자산을 압류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과 이를 공유하는 데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향후 한국 정부와 협상을 통해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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